“좋은 은행을 만들기 위해 행원님들의 의견에 적극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시중은행장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은행을 발전시키려면 현장 직원들의 지혜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13일 자체 통신망의 은행장 코너에 ‘은행장님, 고쳐주세요!’라는 ‘신문고’ 코너를 설치했습니다. 직원들은 업무에 관한 애로사항을 토로하거나 제도 개선 등의 건의사항을 황 행장에게 비밀리에 전달할 수 있습니다.
황 행장은 “매일 신문고 내용을 확인해 은행 발전을 위해 필요한 내용은 최대한 빨리 처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도 ‘열린 광장’이라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행장에게 건의도 할 수 있고 특정 이슈에 대해 토론도 합니다. 신 행장이 경영 현안에 대해 주제를 던지면 직원들이 댓글을 달아 찬반 의견을 내기도 합니다.
올해 9월 창단되는 ‘신한여자농구단’도 열린 마당의 작품입니다. 한 직원이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스포츠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e메일을 통해 직원들과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습니다. 김 행장은 “밤잠을 줄이더라도 답장을 꼭 해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습니다.
은행장과 직원이 직접 만나는 오프라인 모임도 활발합니다. 신 신한은행장은 ‘호프 데이’라는 맥주 모임을 수시로 열어 직원들을 만납니다. 최동수 조흥은행장도 취임 후 한 달에 한 번 꼴 ‘설렁탕 조찬회’를 열고 있습니다.
외환은행 직원들은 올해 4월부터 본점 임원회의실을 자유롭게 사용합니다. 로버트 팰런 행장이 ‘도시락 간담회’에서 나온 직원들의 건의를 수용했기 때문입니다.
경영 환경이 어려운 때일수록 현장 일꾼들의 사기와 창조적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행장들의 행보는 긍정적입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