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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살때…겉만보고 ‘덜컥’ 사면 두고두고 ‘덜컹’ 고생

입력 | 2004-07-19 17:40:00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중고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고차를 구입해 휴가를 다녀오거나 중고차 거래를 통해 자동차를 바꾸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신용카드 회사들이 할부 금융 프로그램을 없애거나 할부 금리를 높이면서 중고차 거래 물량이 전년에 비해 6.5%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중고차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특히 배기량 2500cc 이상의 대형 승용차와 수입 자동차는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거래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중고차 구입은 가격 흥정이 큰 매력이지만 최종 구입 단계에서 품질 등을 잘 살펴봐야 후회하지 않는다.》

▽거래 유형별 장단점=국내 중고차 매매는 크게 전문 매매업체를 통한 사업자 거래와 차량 매수인과 보유자가 사고파는 당사자 거래로 구별된다.

사업자 거래는 중고차 매매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보통 전문업체가 차량의 품질을 점검한 뒤 가격 조건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전문업체들로 구성된 자동차매매사업조합 등은 중고차 시세표를 매매 기간과 지역별로 만들어 공개하고 있다.

사업자 거래는 전문업체가 매매 당사자로부터 수수료 등 유통 마진을 받기 때문에 가격 면에서 불리한 것이 단점이다.

당사자 거래는 유통 비용이 적어 유리할 수 있지만 품질 등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대우자동차판매 등이 운영하는 중고차 경매장도 생겼다.

자동차회사들이 운영하는 경매장은 유통 마진보다는 신차에 대한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 개설된 것이 많기 때문에 가격과 품질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자동차회사의 경매장에는 대형 유통업체가 입찰에 참여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가 낙찰된 차량을 살 때는 유통업체에 의뢰한 뒤 수수료를 내야 한다.

BMW코리아 한국토요타자동차 등 상당수 수입차 회사들은 신차 판매점에서 중고차 거래도 맡고 있다.

▽중고차 매매 상식=신차를 구입할 때 선택품목이던 것이 중고차 매매일 때는 기본 품목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경차의 경우 에어컨이 보통 기본 품목으로 분류되며 소형차의 경우 파워핸들이, 중형차의 경우 알루미늄 휠이 기본 품목에 들어가기도 한다. 배기량 2500cc 이상의 고급 차량은 자동변속기가 기본 품목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품목을 갖추지 않은 차는 중고차를 매매할 때 가격이 떨어지며 에어백, 가죽시트 등이 장착된 경우 시세가 다소 올라갈 수 있다.

▽유의할 점=중고차를 고를 때에는 사고가 났던 차량인지를 가려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반 소비자가 사고 유무를 판별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자동차 업체들은 창유리와 자동차등록증의 제조연월을 대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대형 사고가 나면 유리가 깨져 교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동차등록증과 유리에 적힌 제조연월이 3개월 이상 차이가 날 경우 사고를 의심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유리에는 제조연월을 알 수 있는 부호가 있는데 완성차업체 서비스센터 등에 문의하면 부호를 해독할 수 있다.

차문이나 트렁크 가장자리에 있는 고무 실링을 확인하는 것도 사고 유무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다. 사고로 차문을 교환한 차량에는 고무 실링이 없거나 교체한 흔적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밖에 실내에 곰팡이와 녹 냄새 등이 심하게 나고, 시트 바닥과 연료 주입구 등에 오물이 남아 있으면 침수됐던 차량이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