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일반적인 기준에서 보면 왠지 어색하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19일자)이 다음달 29일까지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쿤스탈 박물관에서 열리는 '김정일의 세계'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에 대해 내린 평가다.
이번 전시회에는 네덜란드의 우표 수집가인 윔 반 비즐이 개인적으로 모아 온 북한의 선전용 포스터 285점을 선보였다.
대부분 작품은 2002~2004년에 걸쳐 만들어졌지만 타임은 "작품들이 현실과 동떨어져 북한 예술품의 시계는 1930~1950년에 머문 것 같다"고 평했다.
모든 포스터에는 당시 역점을 두는 사업의 표어가 담겨 있다. 특히 '강한 군대'를 외치고, '주체사상'을 찬양하는 내용이 많다.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내용도 단골로 등장하는 표어.
등장인물은 모두 호남과 미녀들. 주민을 계몽시키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일제 점령기나 한국 전쟁 때의 영웅도 자주 등장한다. 이들은 대부분 불끈 쥔 주먹을 위로 치켜들거나 검을 착용한 총을 들어올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타임은 "미적인 기준으로 볼 때 왠지 이상하지만 오히려 이 점 때문에 로테르담 전시회에 대한 일반인들의 호기심이 높다"고 덧붙였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