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 80년대 수도권의 대표적 공업도시였던 경기 안양시가 안양벤처밸리(인덕원역∼명학역 90만7000평)를 중심으로 벤처도시로 탈바꿈해가고 있다.
안양벤처밸리는 중소기업청이 올해 처음 실시한 제1회 전국 24개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해 국내 벤처산업의 새로운 메카임을 확인했다.
▽어떤 기업들이 있나=첨단 정보통신 분야부터 바이오신약, 생활용품생산업체 등 다양한 분야의 벤처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지난해 정보기술(IT) 분야 최고 상인 정보통신부의 ‘올해의 정보통신기업상’ 통신기기분야 우수상을 수상한 ㈜인탑스는 유무선 전화기를 생산하는 업체. 지난해 매출은 1600억원에 이른다.
인공혈액과 뇌중풍 응급처치제 등을 개발하는 선바이오㈜는 세계 3대 바이오신약회사인 인도 SII사와 기술료 200만달러 및 일정 비율 로열티를 받는 조건의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안양벤처밸리에는 현재 중소기업청 인증을 받은 228개 업체 등 총 700여개의 벤처기업이 몰려있다. 전체 종업원 3만명, 지난해 매출액은 7조원대에 이른다. 안양시 전체 기업체(2000개)의 30%에 이른다.
▽무엇이 다른가=안양 벤처밸리에는 소프트웨어만 있는 것이 아니고 하드웨어, 즉 생산과 연계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벤처밸리 주변의 안양7동과 관양동 일대 공장지대는 생산배후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시 정책기획단 이응용 담당은 “서울 강남과 경기 성남시 분당지역 벤처들이 소프트웨어 업체 위주인 데 비해 안양은 대부분 생산시설과 결합된 업체이기 때문에 벤처거품이 사라진 뒤에도 건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안양대와 대림대, 안양과학대, 성결대 등 4개 대학에 창업보육센터가 설치돼 대학과의 연계 연구 및 기술지도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벤처 성장의 밑거름=안양이 벤처도시로 성장하게 된 계기는 안양시의 남다른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안양시는 99년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벤처기업 육성조례’를 제정하고 이를 전담할 정책기획단을 만들었다.
이후 시청사 7층을 개조해 벤처업체를 유치한 것을 시작으로 지식산업센터, 평촌IT벤처센터 등 집적시설과 창업보육센터, 아파트형 공장 등 21개의 벤처집적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벤처기업은 재산세 및 종합토지세를 5년간 면제해 준다. 시는 또 5년째 벤처기업 금융이자의 3%씩, 연간 500억원을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다.
신중대 안양시장은 “벤처기업은 두뇌집약산업의 특성상 고용창출 효과가 크고 같은 면적 대비 전통제조업보다 매출액은 5∼10배 많다”며 “앞으로 더 많은 벤처기업이 안양에 정착할 수 있도록 시설 확충과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