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11년 만에 코파아메리카 결승에 올랐다. 아르헨티나는 21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2004코파아메리카(제41회 남미축구선수권대회) 4강전에서 카를로스 테베스, 루이스 곤살레스, 후안 파블로 소린의 연속골로 지난 대회 챔피언 콜롬비아를 3-0으로 가볍게 눌렀다. 이로써 우루과이와 함께 코파아메리카 최다우승국(14회)인 아르헨티나는 1993년 우승 이후 11년 만에 결승에 올라 통산 15번째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반면 지난 대회(2001년) 개최국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콜롬비아는 대회 무패행진을 ‘10’에서 끝내며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아르헨티나 승리의 수훈갑은 절묘한 프리킥으로 골 포문을 연 올해 20세의 테베스. 테베스는 전반 33분 자신이 얻은 프리킥의 키커로 나서 콜롬비아 스크럼 벽을 넘는 절묘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테베스는 페루와의 8강전에서도 프리킥 골로 승리를 이끈 ‘킥의 명수’.
아르헨티나는 이어 후반 5분 루시아노 피구에로아의 패스를 받은 곤살레스가 추가골을 터뜨려 승세를 굳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6위의 콜롬비아는 11위 아르헨티나를 맞아 수비 위주의 소극적인 플레이로 이렇다할 골 찬스를 잡지 못했다. 두 골을 빼앗긴 후 뒤늦게 반격에 나섰으나 에드윈 콩고와 트레소 모레노의 결정적인 슈팅이 골문을 빗나가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경기 종료 9분 전 소린이 헤딩골을 추가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이날 아르헨티나는 3골을 기록 중인 하비에르 사비올라가 3경기째 출전을 하지 않았고 주장인 로베르토 아얄라도 경고 누적으로 뛰지 못했지만 탄탄한 조직력으로 승리를 엮어냈다.
마르셀로 비엘사 아르헨티나 감독은 “오늘 모처럼 최상의 경기 내용을 보였다. 11년 만의 우승을 위해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