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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푸드]‘차갑게 더 차갑게’ 나만의 칵테일

입력 | 2004-07-22 16:24:00

시원한 칵테일 한 잔으로 더위를 달래보자. 얼음이 너무 많이 녹으면 맛이 밋밋해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사진제공 지아이지오 커뮤니케이션즈


칵테일에 어울리는 수식어는 우아한, 고상한, 세련된, 화려한 같은 단어들이다. 술이라고 하면 자고로 선술집에 여럿이 모여 떠들썩하게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칵테일은 폼을 잡거나 여성을 유혹할 때나 쓰이는 술로 여겨질 법도 하다.

하지만 칵테일만이 가진 장점이 있다. 세계적으로 수천 종의 칵테일이 있고 지금도 새로운 칵테일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마티니나 맨해튼처럼 세계 어느 바에 가도 마실 수 있는 것을 스탠더드 칵테일이라고 하는데 이것만 해도 60종이 넘는다. 혼자 눈물을 흘리고 싶을 때, 식욕을 돋우기 위해, 사랑을 고백할 때, 이별을 선언할 때, 어떤 상황에도 각각 딱 어울리는 것이 있다는 게 칵테일의 가장 큰 장점이다.

칵테일의 역사는 인류가 술을 마시게 된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이집트에서 맥주에 꿀을 섞어 마셨다는 기록이 있고 로마에선 와인에 물을 타서 마시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칵테일은 1870년대 제빙기가 개발돼 인류가 인공으로 얼음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특히 미국에 금주령이 내려졌던 1920년대 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술에 주스나 탄산음료를 섞어 마시면서 칵테일 인구가 크게 늘었다. 당시 직장을 잃은 미국 바텐더들이 유럽으로 이주하면서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무더운 이 여름 시원한 칵테일 한 잔으로 더위를 달래보자. 칵테일의 또 다른 장점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즐거움이다.

처음엔 정해진 레시피를 따라 만들며 내공을 쌓은 다음 자신만의 칵테일에 도전해보자. 그렇게 만든 칵테일에 아는 사람의 이름을 붙여놓고 마시는 것도 재미있겠다. 여름에 어울리는 칵테일 몇 가지를 소개한다.

○글렌피딕 오리엔탈

위스키에 생강을? 이름에서 느껴지듯 세계적인 위스키회사인 글렌피딕사에서 만들어낸 칵테일. 얼음이 반쯤 든 온더록 잔에 얇게 썬 생강과 오렌지를 넣는다. 여기에 스트레이트 두 잔 분량의 글렌피딕을 넣고 천천히 젓는다. 몰트위스키 특유의 피트(이탄) 향에 생강의 매운 향이 더해져 독특한 느낌을 준다. 생강은 항균 효과가 있어서 여름철 식중독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애플 마티니

‘칵테일의 왕’으로 꼽히는 마티니는 수백가지 제조법이 있다. 바텐더들이 독특하게 변주(變酒)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진 4분의 3에 버무스 4분의 1을 섞는 것. 베이스로 진 대신 보드카를 쓰는 경우도 많다. 애플 마티니는 보드카와 리큐르인 애플 퍼커를 1 대 1로 섞어 만드는데 은은한 초록빛과 사과향이 매력적이다. 삼각형의 마티니 잔에 따르고 올리브로 장식한다.

○핑크 아이스

와인 애호가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지만 와인도 종종 칵테일의 베이스로 쓰인다. 여름에 어울리는 핑크 아이스는 빛깔이 아름다운 로제 와인과 과일즙을 섞어 만든다. 과일은 어떤 것이나 괜찮고 즙을 내기 귀찮으면 주스를 사용해도 된다. 와인 잔에 로제 와인을 반쯤 따르고 과일즙을 1온스(소주잔 1잔 분량) 쯤 넣은 후 얼음을 띄운다.

○피치 크러시

복숭아로 만든 리큐르인 피치트리에 진홍색 크랜베리 주스를 섞은 칵테일. 달콤하면서 새콤하고 부드럽다. 피치트리 2온스와 크랜베리 주스 2온스에 얼음을 넣고 잘 섞는다. 귀엽고 발랄한 느낌이 나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몰트 리큐르 아이스커피

아이스커피에 몰트 리큐르를 한 스푼 정도 넣고 젓는다. 몰트 리큐르는 위스키의 재료인 맥아로 만든다. 커피에 약간의 몰트 향이 더해져 더위로 지친 몸과 마음에 적당한 긴장감을 준다.

(도움말=지아이지오 커뮤니케이션즈·촬영협조=서울 청담동 라퓨타)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