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율이나 과세표준(과표·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 구간을 고치지 않은 채 내년에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면 수도권 신도시에 30평형대 아파트 2채를 갖고 있는 사람의 재산세(건물분 종합부동산세)가 60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연구기관인 조세연구원은 22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본원 대강당에서 ‘부동산 보유 세제(稅制) 개편 방안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내년 건물분 종합부동산세 전망치를 발표했다.
조세연구원은 건물분 종합부동산세 적용 방안과 관련해 ‘모든 주택을 합산해 과세’(합산과세방식)하거나 ‘가격이 낮은 주택은 합산하지 않는 방식’(합산배제방식)을 내놓았다.
합산과세방식에 따르되 현행 세율과 과표 구간을 바꾸지 않으면 수도권 신도시 33평형 아파트 2채 보유자의 세금은 633만원으로 올해(23만원)보다 27.5배로 급증한다.
과표 구간과 세율을 조정하더라도 이 방식에 따른 세금은 182만∼391만원에 이른다.
합산배제방식의 경우 과표가 1800만원 이상인 주택을 2채 이상 갖고 있는 사람(17만8000여명)에게 과세한다고 가정하면 세금은 평균 180만원, 2400만원 이상 보유자(7만여명)에게만 세금을 물린다면 191만원이 부과된다. 김정훈(金正勳)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급격한 세금 증가를 막기 위해선 합산배제방식을 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