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구의 꿈나무 김진수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9월에 시작되는 새 학기부터 미국 고교에 입학하게 된 그는 “내 목표는 NBA 진출”이라고 야무지게 말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드디어 꿈의 무대를 향해 떠난다.
10대 농구 꿈나무 김진수(15·삼일중 센터 3학년). 국내 중학무대에서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던 그가 선진 농구를 배우기 위해 유학길에 오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몬트클레어 고교 9학년으로 입학하기 위해 27일 출국하는 것. 1년간 2만달러 가까운 학비를 면제받는 장학생으로 입학 허가를 받았다. 국내 선수의 미국 고교무대 진출은 김진수가 처음.
당초 아테시아고교, 윈드워드스쿨로부터 러브 콜을 받았던 김진수는 비자 취득 문제로 사립 몬트클레어 고교로 최종 진로를 결정했다. 1956년 개교한 전통 있는 학교로 남자 농구부는 지역리그에서 최근 12년간 6차례나 우승한 강호.
미국프로농구(NBA)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 뽑힌 삼일중 선배 하승진(19·오른쪽)과 나란히 선 김진수. 하승진은 2m23으로 국내 최장신 농구선수이며 네 살 어린 김진수는 2m3.
김진수는 기숙사에 머물며 웨이트트레이닝 시설까지 갖춰진 체육관에서 선진 농구 기술을 체계적으로 지도받게 된다.
김진수는 그동안 미국 유학을 준비하기 위해 영어와 수학 과외를 받았고 경기 수원 집에서 서울 강남의 한 스포츠센터까지 전철을 타고와 매일 3시간 정도 체력단련을 해왔다.
김진수는 “막상 미국에 간다고 생각하니 겁도 나지만 열심히 노력해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수의 최종 목표는 미국프로농구(NBA) 진출. 중학 선배인 하승진(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처럼 NBA에 도전해 성공하고 싶다는 것. “얼마 전 한국에 온 승진이형과 만났는데 부럽더라고요. 언젠가 저도 꼭 형과 같이 될 거예요.”
신장 2m3에 아직도 키가 크고 있는 김진수는 지난해 삼일중을 3관왕으로 이끌었고 올해에도 협회장기 우승에 이어 소년체전 3연패 주역. 정확한 슈팅 능력으로 경기당 30점 가까운 득점을 올렸다. 큰 키에도 스피드가 빠르다. 미국에선 자신의 우상인 케빈 가넷(미네소타 팀버울브스)처럼 포워드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교에서 스카우트 공세까지 받은 김진수는 9월 인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한국대표 선발이 유력한 상태. 김진수가 태극마크를 달면 사상 처음으로 중학생 대표가 된다. 대한농구협회 김태환 강화위원장은 “김진수가 뛰는 모습을 봤는데 고교에 내놔도 전혀 손색이 없다”며 대표 발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진수는 “대표에 뽑힌다면 언제든 달려오겠다”면서 “중국을 꺾는 데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