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우리 것이 최고야.’
김철용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은 5월 아테네 올림픽 티켓을 따낸 뒤 ‘공격적인 배구’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수비 위주의 플레이로는 세계적 강호들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스파이크 서브와 백어택을 맹연습시킨 것.
그 첫 시험무대가 바로 이달 중순부터 열리고 있는 그랑프리세계여자선수권대회. 하지만 어설픈 실험의 대가는 혹독했다. 미국 브라질 등 강호들에 완패한 것은 물론 사상 처음으로 태국에 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남자 선수 못지않은 대포알 서브와 블로킹 위에서 내리꽂는 강타에 우리 선수들은 얼이 빠졌다. 이에 반해 우리 선수들의 스파이크 서브는 흉내만 내는 수준. 전혀 위력적이지 않은 서브는 곧바로 상대의 역습으로 이어졌고 한국 여자배구의 최대 장점이던 수비까지 흔들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 감독은 22일 제주에서 시작된 3차 투어부터 수비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몸에 맞는 옷’을 입히자 조직력이 살아났고 수비가 안정되니 역효과만 내던 공격도 예전의 면모를 되찾고 있다. 한국은 세계랭킹 6위 쿠바(22일·1-3패), 랭킹 3위 브라질(23일·0-3패)에 비록 패했지만 허무하게 무너지지 않고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전술 적응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고 무엇보다 자신감을 되찾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제주=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