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강모씨(34)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한가람아파트 앞에서 3312번 지선버스를 탄 뒤 천호역에서 지하철 5호선을 타고 광화문역에 내린다. 14일까지 요금은 900원이 나왔다.
그런데 15일부터 갑자기 1200원이 부과됐다. 잘못 본 줄 알고 신용카드사 홈페이지에서 조회했지만 15일부터 1200원이 나간 것이 확실했다. 더구나 강씨가 낼 요금은 원래 1000원이다. 버스 이동거리는 약 750m, 지하철은 14.6km로 합쳐서 15km가 넘기 때문(지하철-버스 환승시 기본 10km에 800원, 이후 5km마다 100원). 결국 15일 이전이나 이후나 요금이 이상하긴 마찬가지다.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시행된 지 한 달이 다 돼가는데 여전히 요금이 잘못 부과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버스나 마을버스로 환승하는 사람들 가운데 이런 경우가 많아 버스의 이동거리에 따른 요금정산이 아직도 제대로 안 된다는 지적이다.
26일 서울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ID ‘열 받은 시민’은 “마을버스를 탄 뒤 숙대입구역에서 삼성역까지 지하철을 타는데, 마을버스에서 내릴 때 카드를 단말기에 꼭 대는데도 지하철 승차시 환승할인이 안 되고 800원이 부과된다”고 썼다.
또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해 같은 거리를 오가는데도 갈 때는 900원, 올 때는 1000원 등 요금이 다르게 나온다는 사람도 많다.
특정 신용카드사의 교통카드가 안 된다는 민원은 시행 초기부터 지금까지도 계속된다.
회사원 김상훈씨(28)는 “출퇴근길에 문제없이 사용하던 K사 교통카드를 최근 3호선의 한 지하철역에서 사용했더니 모든 단말기에서 에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역무실로 찾아가 문의하니 직원은 “하루에 수백명이 똑같은 문의를 한다”며 “그냥 새 카드를 사라”고 말했다. 그 다음날 오전 강남역에 가기 위해 140번 버스를 타려던 김씨는 역시 카드가 인식되지 않아 결국 티머니를 구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 교통카드 시스템을 운영하는 ㈜한국스마트카드의 신형식 이사는 “버스정류장의 좌표 데이터와 실제 위치가 다르게 입력된 경우도 있고, 날씨 등 주변 환경에 의해 버스의 위치확인 장치가 일시 작동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7월 말까지 100%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손택균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