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연기스케일이 크고 선 굵은 연기로 팬들을 사로잡는 러시아의 체조스타 스베틀라나 호르키나(25). 뛰어난 미모의 주인공인 그는 톡톡 튀는 말솜씨와 행동으로 경기장 밖에서도 인기 만점이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토플리스의 요정’ ‘체조여왕’….
그에게 붙은 별명은 끝이 없다. 러시아의 체조스타 스베틀라나 호르키나(25). 다음달 아테네 올림픽 체조의 최대관심은 과연 그가 몇 개의 금메달을 따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호르키나의 이력서는 화려하다. 유럽선수권대회 이단평행봉 6연패, 96년 애틀랜타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단평행봉 2회 연속 금메달, 유럽선수권과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우승 3회.
여기에 톡톡 튀는 언변과 행동, 뛰어난 미모로 늘 팬들의 관심을 독차지한다. 97년엔 러시아판 플레이보이지에 토플리스 차림으로 등장, 세계 체조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호르키나는 1m64로 체조선수치곤 큰 키. 하지만 단점이 될 수도 있는 이 키를 그는 장점으로 이용한다.
여자체조 강화위원장인 이필영 용인대 교수는 “스케일이 크고 선 굵은 연기로 심판을 사로잡는다. 경험이 많고 기술수준도 세계최고”라고 평한다. 게다가 워낙 유명한 선수라 심판들로부터 은근한 ‘어드밴티지’를 받을 때도 많다.
사춘기 때 갑자기 키가 자라 1년간 리듬체조로 잠시 ‘업종 변경’을 했던 것도 유연성과 뛰어난 표현력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올해 25세로 체조선수론 환갑의 나이지만 그가 현존하는 세계최고의 여자체조선수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최근 방한했던 ‘세기의 체조요정’ 나디아 코마네치(43)는 “호르키나와 한판 붙으면 어떻게 될 것 같으냐”라는 질문에 “내가 진작 은퇴하길 잘했다”라는 대답으로 호르키나를 치켜세웠다.
호르키나는 아테네 올림픽에서 이단평행봉 3회 연속 금메달과 함께 첫 개인종합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그에게 도전할 만한 경쟁자로는 올해 유럽선수권 개인종합 우승자인 루마니아의 알리나 코지치(16)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3위를 차지한 중국의 에이스 장난(18) 정도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