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윔블던 테니스 여왕에 오른 ‘시베리아의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17·러시아·사진)가 처음 한국을 방문한다.
9월27일 서울올림픽 테니스코트에서 개막되는 국내 첫 세계여자프로테니스협회(WTA)투어인 한솔코리아오픈에 출전하는 것.
타이틀스폰서를 맡은 한솔그룹은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샤라포바의 출전이 확정됐으며 WTA투어 측의 최종 승인도 얻어냈다”고 발표했다.
최근 국내 네티즌 사이에서 인터넷 검색어 1위를 차지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린 샤라포바는 대회 출전과 함께 주니어 선수들을 위한 테니스 클리닉과 사인회, 프로암대회도 갖기로 했다.
세계 랭킹 8위 샤라포바에 대한 초청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총상금 규모(14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20만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1등석 항공기 왕복 티켓 3장과 특급호텔 스위트룸, 전용 리무진 차량과 경호원 등이 제공되는 칙사 대접.
하지만 대회 주최 측은 아깝지 않다는 반응. WTA투어 4급 대회인 이번 대회의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당장 TV중계료 수입만 2억원 가까이 되기 때문. 서브 스폰서와 기업체 홍보 부스 설치 등의 부수입도 짭짤하다. 무료입장이던 국내 기존 대회와 달리 입장료를 받기로 해 흥행에도 도움이 된다.
당초 샤라포바는 윔블던 우승 이후 상한가를 치는 바람에 이번 대회 초청을 거절할 것으로 보였으나 한솔오픈 앞뒤로 열리는 중국과 일본대회에 출전하기로 당초 스케줄이 잡혀 있던 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샤라포바는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삼성증권 주원홍 감독, 이형택 등과 한국식당에서 갈비를 먹어본 뒤 “한국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희망을 밝힌 적이 있다.
시베리아에서 태어나 네 살 때 처음 라켓을 잡은 샤라포바는 7세 때 미국으로 테니스 유학을 떠나 10년 만인 올해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금발에 1m83, 59kg으로 모델 뺨치는 신체조건.
한편 샤라포바는 이번주 개막된 아큐라클래식에서 윔블던 이후 처음으로 투어에 복귀한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