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혜진은 “나이가 들면서 칙칙한 이야기가 싫어졌다. 상황은 어렵지만 늘 웃음을 잃지 않는 밝은 캔디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제공 SBS
“웬만한 일에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씩씩한 캐릭터입니다. 괴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늙은 캔디’죠.”
영화배우 겸 탤런트 심혜진(37)이 8월2일 첫 방송하는 SBS 아침드라마 ‘선택’(정지우 극본·김경호 장태유 연출·월∼토 오전8시반)의 주인공 오정민으로 출연한다. 심혜진이 아침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은 처음이다.
오정민은 유복한 가정에서 자랐으나 아버지가 도박으로 재산을 날리자 대학을 중퇴하고 고생길에 접어든다. 이후 결혼해 평범하게 살지만 남편 이해준(김상중)이 사업에 실패해 빚더미에 앉자 취업 전선에 나선다. 그 와중에 첫 사랑 성태완(이종원)이 성공한 사업가로 홀연히 나타나 구애를 하자 오정민은 남편과 옛 애인 사이에서 방황한다. 제작진은 이혼이 만연한 세태를 감안해 오정민이 가정을 지키는 쪽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자기 주장이 강한 도회적 여성 이미지를 보여온 심혜진에게 무능한 남편을 다독이며 가정을 지켜내는 역할은 다소 어색해 보였다.
“실제로는 받는 것보다 주는 걸 더 좋아해요. 상습적으로 도박하거나 알코올 중독자가 아니라면 무능하다는 이유만으로 남편을 버리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영화와 드라마에서 정상급으로 활동했던 그가 아침드라마를 선택한 것도 의외다.
“헬스클럽에서 30대 중반 이후 팬들을 자주 만나는데, 일일극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더군요. 미니시리즈가 주목받긴 해도 일일극을 보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20대 후반부터 헬스로 건강을 다져온 그는 “전남 여수 세트장에서 땡볕 아래 오래 서 있었더니 다리가 후들거렸다”며 “신인 배우들은 끄덕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나도 나이를 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결혼 계획은 없다. 하지만 ‘엔돌핀’을 주고 받는 사람은 있다”고 귀띔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