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침체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신규 상장·등록기업의 수가 줄고 있는 가운데 공모 이후 주가 하락으로 ‘새내기 프리미엄’마저 빛이 바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IPO 시장의 위축은 기업의 자본 조달 통로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얼어붙은 IPO 시장=2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거래소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대교와 한국신용정보(2월), KTF(4월), 델코웨어와 LG필립스LCD(7월) 등 모두 5개사다. 코스닥시장에서 옮겨온 KTF를 제외하면 공모를 거쳐 상장을 한 기업은 4개인 셈.
현재 동아에스텍 유니퀘스트 유니드 등 3개사가 상장 심사를 통과했고 다른 3개사가 상장 심사를 받고 있다. 이들 기업 중 동아에스텍(8월 20일)과 유니퀘스트(8월 5일)는 상장 날짜가 잡혔지만 유니드는 증시가 침체에 빠지면서 상장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중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은 더욱 썰렁하다. 코스닥시장의 신규 등록 기업은 2002년 150개(상반기 97개)에서 지난해 70개(상반기 36개)로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27개로 줄었다.
이철재 코스닥위원회 등록심사부장은 “등록 심사과정이 강화된 데다 시장 상황도 나빠 기업들이 등록을 꺼리는 것 같다”며 “올해 신규 등록기업은 지난해보다 10∼20개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내기 프리미엄도 옛말=공모 이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새내기 프리미엄’마저 무너지고 있다. 22일 거래소시장에 상장한 델코웨어는 첫날 거래부터 하한가로 추락했다. 23일 거래소시장에서 첫 거래를 시작한 LG필립스LCD는 28일 3만3800원에 장을 마쳐 공모가(3만4500원)를 밑돌고 있다.
28일 코스닥시장에 따르면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올해 신규 등록한 31개 종목은 공모가 대비 평균 16.4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3개 종목이 하락하고 8개 종목이 상승하는 데 그쳤다.
최근 한달 이내에 등록한 휘닉스피디이 우성아이앤씨 다날 등은 각각 공모가 대비 10∼35% 떨어졌다.
증권사의 한 IPO 관계자는 “공모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풋백 옵션(공모 주간사회사에게 공모가의 90%에 청약 물량을 매각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하려는 고객들의 요청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IPO 컨설팅업체 S-IPO 박성호 대표는 “증시 침체로 기관투자가들마저 공모주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라며 “시장이 회복되더라도 예전과 같은 ‘공모주 열풍’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
2004년 코스닥 신규 등록기업의 공모가 대비 주가 등락률종목명현재가(원)공모가(원)등락률(%)
엘리코파워 2,440 2,500 ―2.4프롬써어티11,45011,000 4.09삼원테크 7,990 7,500 6.53엠텍비젼27,15025,000 8.6엘텍 1,380 1,090 26.61세진티에스10,00011,500―13.04스포츠서울21 1,925 5,200―62.98도들샘 1,200 2,000―40.00태화일렉트론 2,760 3,100―10.97스펙트럼DVD 1,620 3,000―46.00넥센테크 420 1,400―70.00에스텍파마 2,960 2,800 5.71삼진엘앤디 5,880 6,100 ―3.61듀오백코리아 5,14015,500―66.84빛과전자13,800 5,600146.43동국내화 810 2,115 ―61.7
대주레포츠 710 1,800―60.56키움닷컴 3,625 6,500―44.23디에이피 2,400 3,200―25.00한양디지텍 2,100 3,110―32.48디지탈멀티텍 2,650 3,700―28.38에쎌텍 4,750 3,300 43.94다윈텍 7,95018,000―55.83씨앤드에스 1,305 1,500―13.00에이로직스 5,36010,600―49.43시사닷컴14,300 9,000 58.89코엔텍 5,940 6,800―12.65디에스엘시디 4,020 6,800―40.88휘닉스피디이27,20030,200 ―9.93우성아이앤씨 1,115 1,700―34.41다날 6,300 8,500―25.88
등락률은 공모가 대비 7월28일 종가. 자료:코스닥증권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