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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파동 美쇠고기, 멕시코産으로 위장 수입

입력 | 2004-07-28 19:10:00


‘광우병 파동’으로 지난해 말부터 수입이 금지된 미국산 쇠고기가 멕시코산과 함께 포장돼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올해부터 수입이 시작된 멕시코산 쇠고기 200여t이 이미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밝혀져 ‘광우병 공포’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림부 산하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28일 국내 창고에 저장 중인 멕시코산 쇠고기 212t에 대한 원산지 표시 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멕시코 내 한 도축가공장에서 수출한 물량(38t) 가운데 미국산이 287kg 섞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의과학검역원은 해당 수입 물량(38t)을 전량 반송 또는 폐기 처분키로 했다.

또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인 나머지 물량(174t)에서도 미국산이 발견되면 같은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박종명(朴鍾鳴) 수의과학검역원장은 “주한 멕시코 대사관에 수입위생조건 위반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는 한편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키로 했다”며 “앞으로 수입되는 멕시코산 쇠고기에 대해서는 전량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또 “멕시코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이후 올해 3월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한 데다 적발된 멕시코 도축가공장에서 한국에 쇠고기를 수출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어서 시중에 미국산이 유통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올해 3월 이후 수입된 멕시코산 쇠고기 400t(올해 전체 수입 물량은 413t) 가운데 188t이 이미 시중에 유통돼 미국산이 유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멕시코가 미국에서 광우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살코기만 수입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창자나 척수 등 ‘특정위험물질(SRM)’이 국내에 유입됐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창섭(金昌燮)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은 “멕시코 현지 도축가공장과 국내 수입업체가 공모해서 미국산을 섞어 넣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앞으로 수출국 현지 도축가공장 관리와 축산물 검역을 강화해 이번과 같은 위장 수입을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