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同性)간의 사실혼 관계는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법 가사2부(부장판사 이상인·李相仁)는 김모씨(여·45)가 20여년간 동거하면서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 온 유모씨(여·47)를 상대로 낸 ‘사실혼 관계 해소로 인한 재산분할 및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28일 김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헌법과 민법이 정하는 혼인은 남녀간 이루어지는 정신, 육체적인 결합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사실혼 관계를 적극 보호하는 추세지만 가사사건에서는 동성간 사실혼 관계를 동거형태로 볼 수 없는 만큼 이를 보호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김씨와 유씨는 1980년 5월부터 2001년 3월까지 함께 살면서 서예학원 등을 운영해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는 유씨가 폭행을 일삼고 사실혼 관계를 청산하려 한다며 지난해 5월 31일 재산분할금 1억7500여만원, 위자료 2억원을 비롯해 유씨 소유의 전답 등 부동산을 나눠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인천=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