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기가 감도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위)와 보기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서울 중구 명동 밀리오레 8층 공포체험관 호러우드. 무더위도 날리고 색다른 재미도 즐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권주훈기자
연일 30도를 훌쩍 넘는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좀 색다르게 더위를 식힐 만한 곳은 없을까.
마땅히 생각나는 곳이 없다면 얼음으로 가득 차 시원한 아이스링크와 무서워서 시원한 공포체험관을 찾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시원함과 함께 즐거움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름 속의 겨울, 아이스링크=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 들어서면 후텁지근한 날씨 때문에 짜증스러웠던 가슴이 갑자기 시원해진다.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유리돔 아래의 빙판은 방학을 맞아 스케이트를 타러 온 청소년들로 가득하다.
이곳의 내부 온도는 18도, 바닥은 영하 11도다. 반팔을 입은 채 계속 있으면 추위가 느껴질 정도여서 ‘여름 속의 겨울’ 같은 착각이 든다. 스케이트 타는 것도 좋지만 아이스크림 하나 들고 링크 주변의 벤치에 앉아 사람 구경만 해도 시원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아이스링크인 이곳은 개관 15년을 맞아 새 단장을 한 뒤 1일 재개장했다. 얼음판 위에 화려한 조명을 보내 주는 ‘무빙 라이트’가 새로 설치됐으며, 방학을 맞아 무료 공연도 준비됐다.
31일과 다음 달 1일 오후 3시반에는 디즈니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미키마우스, 도널드 덕 등 디즈니 캐릭터가 모두 나오는 ‘디즈니 아이스쇼’가 펼쳐진다. 또 4일 오후 3시20분에는 러시아 국립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발레단의 내한 공연이 마련된다.
▽뼛속까지 스며드는 공포=서울 중구 명동 밀리오레 8층의 공포체험관 ‘호러우드’. 입구에서 첫 번째 방에 들어서면 장례식장이다. 미국의 한 공포영화 감독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이다. 관람객들은 먼저 그의 장례식장을 둘러본다. 그때 관 속의 시체가 갑자기 공중으로 떠오른다.
숨을 고르며 다시 컴컴한 미로를 헤쳐 나간다. 그러다 보면 공포영화 ‘나이트메어’의 살인마 프레디와 ‘13일의 금요일’의 제이슨이 자신의 뒤에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 비명을 지르게 된다.
침대 위의 시체를 보고 ‘마네킹이구나’ 하며 지나가는 순간, 갑자기 시체가 손목을 덥석 잡는다. 일본 영화 ‘링’처럼 TV 속에서 기어 나오는 귀신은 머리카락이 쭈뼛 설 만큼의 한기를 느끼게 한다. 16개의 방을 하나하나 지날 때마다 공포영화에서 봤던 캐릭터들이 불쑥 뛰쳐나온다. 관람을 마친 뒤 모니터룸에서 체험관 안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다른 관람객이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보며 한바탕 웃을 수도 있다.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도 ‘고스트 판타지’라는 체험관이 생겼다. 귀신 모험 공포 마법 등 4개 테마로 이뤄져 오싹한 공포감과 함께 전설이나 게임 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환상체험을 할 수 있다. 60여명의 전문 연기자들이 흡혈귀 미라 등으로 분장하고 다가온다.
이 밖에 무섭다기보다 신비롭고 환상적인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의 ‘스푸키 펀 하우스’나 고전적인 귀신의 집 분위기가 나는 경기 과천시 서울랜드의 귀신동굴도 가볼 만하다.
아이스링크장소입장료(스케이트 대여료는 별도)전화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성인 청소년 6500원, 어린이 5500원02-411-4592목동 아이스링크성인 4000원, 청소년 3500원, 어린이 3000원02-2649-8454고려대 아이스링크〃02-3290-4243경기 성남시 분당올림픽스포츠센터 아이스링크〃031-708-7485인천 동남스포피아모두 4000원032-814-7000
공포체험관명동 밀리오레 8층 호러우드성인 9000원, 청소년 7000원02-780-1630코엑스 장보고홀 고스트판타지성인 1만2000원, 청소년 어린이 1만원02-6000-1075서울랜드 귀신동굴성인 4000원, 청소년 3500원, 어린이 3000원(자유이용권은 성인 2만6000원) 02-504-0011에버랜드 스푸키 펀 하우스 개별 입장권이 없고 자유이용권으로만 이용(성인 청소년 3만원, 어린이 2만3000원)031-320-5000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