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10차 ‘미래한미동맹정책구상(FOTA)’ 회의에서 용산기지 이전 합의서 및 연합토지관리계획(LPP) 개정 협정이 타결됨에 따라 주한미군 재배치를 위한 법적인 기초가 마련되었다.
도시 한복판에 위치해 있는 용산기지와 부산 하얄리아부대가 머지않아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우리도 이제는 뉴욕의 센트럴파크 부럽지 않은 공간을 도심에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전방에 산재한 미군기지들도 통합 이전됨에 따라 7300만평의 주한미군 기지 중 약 5000만평이 반환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지주변 주민들의 불편이 많이 해소되고 국토를 균형 있게 발전시키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용산 부대와 2사단 및 기존 LPP용 부지로 평택지역에 총 349만평의 땅을 미국 측에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주한미군 감축을 감안한 규모이며 연합방위력 유지와 안정적인 미군 주둔 여건을 위해 필요한 적절한 규모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정식 서명 후 국회의 동의 절차를 거침으로써 이번 합의에 대해 국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하고 올바른 평가를 받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번 FOTA 합의는 성공적인 미래 한미관계의 초석이 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FOTA가 추구하는 목표는 한미간 공통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데 있기 때문에 이번 협상의 승리자는 한국과 미국 모두이며 이러한 윈윈 정신은 향후 여타 현안을 해결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다.
지난해 5월 한미 정상은 50년 후의 먼 장래를 바라보면서 지난 반세기의 동맹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질적으로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기로 합의하였다. 당면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간 교류협력 증대를 통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유지, 그리고 연합방위력을 약화시키지 않는 주한미군 재조정을 위해서는 한미간의 긴밀한 협의와 협조가 필수적이다. 협조의 기초는 동맹정신이며 이번 FOTA 회의의 결실은 동맹정신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한미 관계는 보다 나은 미래의 동맹관계를 위한 전환기에 있다. 우리에게는 도전이자 기회이다. 혹자는 현재의 한미 동맹관계를 균열이 심한 상태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지난 50년간의 동맹관계 속에서 이처럼 굵직한 외교 안보 현안들이 한꺼번에 대두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의 한미 관계가 실제로 균열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다. 양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이며 정치 경제 문화 인적교류 측면에서도 공고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동맹간에 어느 정도 있을 수 있는 이견을 염두에 둔다면 이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한미 관계가 건전하게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다소 차이 나는 부분이 있더라도 숨김없이 인정하고 슬기롭게 극복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튼튼한 동맹정신을 기초로 주요 외교 안보 현안들을 현명하게 해결하여 한미동맹 관계를 21세기의 굳건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는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김숙 외교통상부 북미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