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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변방’ 발트3국이 뜬다… ‘新산업입지국’ 부상

입력 | 2004-08-02 18:47:00


《구 소련과 서유럽 사이에 위치한 지정학적 요인 때문에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고통 받아온 발트 3국이 최근에는 유럽과 러시아를 잇는 새로운 ‘산업입지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이 올해 5월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면서 구미(歐美)의 유력 기업들이 앞 다투어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에스토니아

▽법인세 면제로 해외 직접투자 유치=최근 일본의 닛케이산업신문에 따르면 에스토니아는 2000년에 해외 직접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외국기업에 대해 이익을 국내에 재투자할 경우 법인세 면제를 약속했다.

‘법인세 제로’ 방침을 발표하면서 해외투자가 밀려들었다. 지난해 에스토니아에 대한 해외직접투자 액수는 7억6000만유로(약 1조640억원)로 전년도의 2.5배에 달했다.

지금까지 에스토니아에 유입된 해외 직접투자 액수는 51억유로에 이른다. 에스토니아의 인구가 135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큰 액수다. 미국의 철강회사 갈벡스는 최근 2억유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유럽 최대 제조회사인 핀란드의 스토라엔소도 에스토니아 진출 계획을 발표했다.

●라트비아

▽기술력을 활용해 수출시장 개척=라트비아의 벤처기업 WEA는 올해 3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풍력발전 2004’에서 상식을 뒤집는 풍력발전 설비를 출품해 화제를 모았다. 기존 방식에 비해 발전효율이 23% 높은 이 방식이 선보이자 많은 구미 기업이 관심을 보였다.

이 밖에 라트비아 기업들은 최근 광학기술과 의료기기 등에서 수준 높은 제품을 속속 선보여 외국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라트비아가 하이테크 기술에서 부각되고 있는 것은 라트비아가 구 소련에 속해 있던 시절 공장과 연구 거점이 집중돼 있었기 때문.

●리투아니아

▽리투아니아는 ‘발트의 호랑이’?=리투아니아는 지난해 9.0%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년도에도 6.7% 성장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처럼 리투아니아가 고속 성장하면서 ‘발트의 호랑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리투아니아는 1998년 러시아가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1999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민영화로 위기를 넘겼다.

2002년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유코스와 계약을 하고 리투아니아 최대 정유회사에 대한 운영권을 사실상 넘긴 것이 대표적인 사례. 리투아니아는 이로써 원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