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일 9·11테러 조사위원회가 지난달 최종보고서를 통해 권고한 국가정보국장직 신설과 대(對)테러센터 설치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부시 대통령은 세계를 분노시키는 정책들로 테러범 충원을 사실상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테러 대책을 놓고 부시 대통령과 날카롭게 대립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 관련 장관들이 모두 배석한 기자회견에서 국가정보국장직 신설 등을 발표한 뒤 국토안보부가 워싱턴과 뉴욕 등의 금융기관들에 대한 테러위협을 공개한 데 대해 “우리가 계속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신설되는 국가정보국장은 미국의 15개 정보기관을 모두 총괄하는 장관급이며 대테러센터는 모든 정보기관 직원들이 합동작전을 계획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조직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국가정보국장이 조정 기능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그룹이어야 한다”면서 국장직을 백악관 직속으로 하는 것은 거부했다.
케리 후보는 이날 미시간주 유세에서 “부시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과 이슬람 사회에 손을 내밀지 않고 있다”면서 “부시 행정부의 정책들은 미국을 겨냥한 반목과 분노의 확산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라면서 “그것은 웃기는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이 국민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을 정도로 빨리 행동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이 테러와의 전쟁을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