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건강이냐 체육 진흥이냐.
러시아 하원이 무제한적으로 허용돼온 맥주 광고를 규제하는 법안을 추진하자 축구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이 법안은 오후 10시 이후에만 맥주 방송광고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러시아는 보드카 등 독주에 대한 광고는 엄격히 제한해온 반면 맥주 광고에 대해서는 거의 규제를 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보드카 소비는 줄어드는 대신 청소년을 중심으로 맥주 소비량은 늘어나는 추세다. 이 법안은 마지막 심의만을 남겨 놓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프로축구연맹의 게오르기 체르단제프 대변인은 2일 “법안이 통과되면 러시아 축구가 다 죽게 생겼다”고 반발했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의 가장 중요한 스폰서가 맥주회사들이기 때문이다.
법안은 축구경기장 등 체육시설 내에서의 광고판도 금지하고 있어 구단 운영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는 것.
‘러시아 남성들의 가장 행복한 시간은 맥주를 마시며 축구 경기를 볼 때’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러시아에서 맥주와 축구는 인연이 깊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