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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취업준비]경력사원, 자기소개서 쓰기

입력 | 2004-08-04 18:06:00


《신입사원과 달리 경력사원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의 핵심은 바로 경력사항이다. 기업이 직원 선발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업무능력. 하지만 신입사원은 실제로 업무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 등이 담겨 있는 자기소개서를 중시한다. 반면 경력사원은 실제로 회사생활을 통해 업무를 해봤기 때문에 그 속에서 어떻게 일하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집중적으로 평가한다. 헤드헌팅 업체인 IBK컨설팅 김한석 대표는 “단순히 과거에 근무한 회사와 부서를 나열하기보다는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맡아 얼마만큼의 성과를 냈는지 수치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는 사람 위주로 써야 한다=경력사원 이력서를 보는 고객은 기업의 인사담당자다. A씨는 이 부분부터 커다란 문제가 있다. 이 소개서를 봐서는 인사담당자가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없어 지원자에게 다시 일일이 물어봐야 하는 불편함을 준다.

인사담당자가 원하는 정보는 단지 과거 근무한 회사가 아니라 어떤 일을 했는지다. A씨는 마치 모든 일을 자신이 했다는 느낌을 주지만 이것은 한 명의 영업사원이 아니라 최고경영자(CEO)가 할 일이다.

반면 B씨는 구체적인 업무를 적었기 때문에 인사담당자는 경력소개서만 봐도 웬만한 정보는 다 얻을 수 있다. 인사담당자는 이제 지원자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업무량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아무래도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IBK컨설팅 문형진 이사는 “이력서는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써야 한다”며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인사담당자가 어떤 사람을 뽑고 싶어 하며 어떤 것을 알고 싶어 하는지에 따라 경력과 장점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쓰되 수치를 넣어라=인사담당자들은 지원자가 어떤 중요한 일을 했다고 거창하게 말하는 것을 믿지 않는다. 그래서 증거자료로 수치를 요구한다.

영업사원의 경우 매출액을 얼마나 늘렸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기여했는지, 마케팅 책임자라면 신제품의 초기 시장 침투를 어떻게 했는지, 관장했던 사업부문의 직원수와 자금규모는 어떤지 등등이다.

A씨는 이러한 것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고 수치 또한 하나도 없어 지원자가 어떤 부문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냈는지 알 길이 없다.

반면 B씨는 매출액, 연초 목표대비 성과액, 마케팅 대상 등을 자세히 표현해 읽는 사람에게 신뢰감을 주고 있다.

문 이사는 “많은 사람들은 ‘난 뭐든지 다 잘할 수 있다’며 애매모호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사담당자들은 그러한 이력서에 더 이상 속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업무 가운데서도 전문성이 있는 부분을 짚어서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원 회사와의 연관성을 살려라=경력소개서를 작성할 때 지원하는 회사가 원하는 직무능력 위주로 작성하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신상품 출시를 담당한 마케팅 책임자를 구한다면 비슷한 과거 경험을 강조해야 한다. 개인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성과라 하더라도 업무 연관성이 낮다면 짤막하게 적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개인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수상 내용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 근무한 회사 또는 외부 단체에서 업무성과 때문에 받은 상이라면 금상첨화다.

예를 들면 연구개발 실적 우수, 영업 실적 우수, 신제품 개발 등의 이유로 회사의 최고경영자나 관련 협회에서 주는 상이다.

B씨는 이력서 상벌사항에 ‘C컴퓨터 최고고객만족상, I사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올해의 신입사원’ 등을 적어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경력소개서는 지속적으로 수정한다=외국계 정보통신 회사에 근무하는 정모씨(32)는 중요한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경력소개서에 프로젝트 내용과 자신이 맡은 역할, 기여도 등을 적는다.

뜻밖의 좋은 기회가 찾아오거나 갑자기 회사를 옮기게 되는 상황이 와서 급하게 이력서를 쓰다 보면 구체적인 내용들이 생각나지 않아 과거 근무한 회사 이름만 쓰기 일쑤다.

이렇게 되면 인사 담당자들에게 ‘성의 없는 이력서’로 낙인찍힌다. 따라서 정씨처럼 업무성과가 있을 때마다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轉職성공’ 한국CA 이정훈 과장▼

“새로운 일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을 자기소개서와 면접과정에서 강조했습니다.”

한국컴퓨터어소시에이트(CA) 기술본부 Pre-Sales팀 이정훈 과장(30·사진)은 6개월 전 성공적으로 전직(轉職)한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한국CA는 세계 최대 e비즈니스 소프트웨어업체인 컴퓨터어소시에이트의 국내법인.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92학번인 이씨는 대학원을 졸업한 98년 초 국내 대기업에 입사해 연수까지 받았으나 외환위기 때문에 보직을 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네트워크 보안전문회사 펜타시큐리티시스템에 입사하게 됐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짤 줄은 알았지만 보안업무는 그때가 처음이었죠.”

2000년 1월까지 2년간 회사에 출근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휴일에도 출근했고 밤도 많이 새웠지만 참 재미있었습니다.”

그는 자기소개라는 것이 단지 소개서에 쓰거나 면접장에서 벌어지는 일회적인 행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전 직장에서의 경험과 성과를 통해 입증되는 일이라는 것.

당시 개발한 인터넷 침입탐지 시스템, 인터넷뱅킹 관련 암호 솔루션 등의 제품은 지금도 시중에서 팔리고 있다.

이후 펜타시큐리티시스템과 안철수연구소가 공동출자한 통합보안관리 솔루션회사 코코넛에서 4년간 파견근무를 하며 새로 개발한 보안프로그램을 적용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한국CA에서의 직무는 더욱 종합적이다. 고객의 환경을 파악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컨설팅 업무.

경력소개서에서 자신의 경험을 보안에 국한시키지 않고 정보통신 전 분야로 경험을 확장하고 싶다는 열정을 밝혔다. 또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잘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CA 인사담당 이승기 부장은 “이 과장의 경우 직무에 대한 구체적 지식이 풍부했을 뿐 아니라 과거 직장에서 잘 적응하고 책임감 있게 일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