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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의원 46명 “國保法 폐지”…이달말 폐지안 국회 상정

입력 | 2004-08-04 18:26:00


열린우리당 내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국보법 개폐 논란이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열린우리당 ‘국보법 폐지를 위한 입법추진위원회’는 4일 국회에서 참여의원 46명의 명단을 발표하고 여야 의원을 상대로 국보법 폐지를 위한 서명 작업에 들어갔다.

추진위 간사인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국보법 폐지안 초안에 △위헌성 △형법과의 중복 △남북교류협력법과의 충돌 △냉전과 분단 시대의 과거사 청산을 제안 이유로 제시하고 각종 법률에 규정된 30여가지의 국보법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고 설명했다.

추진위는 23일 소집되는 임시국회를 즈음해 세미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당론 채택을 추진한 뒤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이달 말경 폐지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내부에서조차 국보법 폐지 이후 대체 입법을 할 것인지, 형법으로 보완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국보법 폐지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은 “국보법 폐지 주장이 국가 정체성과 대한민국 정통성을 우습게 보는 움직임과 연결된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입장은 부분 개정을 통한 법의 존속”이라며 “여권 일부에서의 폐지 주장은 좌파 정권의 본색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국보법 폐지에 대한 거부감을 의식해 대체입법 또는 형법 개정도 검토하기로 했으며 한나라당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보법 폐지안을 당론이 아닌 의원입법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할 방침이다. 한편 민노당은 국보법 폐지를 당론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3일 “국보법 폐지 후 (가칭)민주제도수호법으로의 대체입법”을 주장한 바 있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