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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오르기전에…” 사재기 극성

입력 | 2004-08-05 18:58:00


최근 담배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올해 들어 담배 국내 출하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담뱃값 인상방침을 밝힌 뒤 1년 이상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으로 당분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재정경제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국내 담배 출하량은 486억6000만개비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5억8000만개비에 비해 30%나 급증했으며 반기별로는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6월 한달에만 116억5000만개비나 출하돼 사상 처음으로 월 출하량이 110억개비를 넘어섰다.

정부는 이에 대해 하반기 담뱃값 인상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일부 소매상이나 흡연자들의 사재기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뿐 실제 담배소비가 늘어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담뱃값 인상을 두고 1년간 최종안을 확정짓지 못한 정부로서는 사재기를 부추겼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김화중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금연정책을 위해 담뱃값을 3000원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된 논의는 이후 인상폭과 시기를 두고 검토와 재검토를 거치면서 결정이 계속 늦어졌다.

이처럼 정부 결정이 지연되면서 △2000년 930억개비 △2001년 785억개비 △2002년 682억개비로 감소 추세였던 담배 국내 출하는 지난해 860억개비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1000억개비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T&G 관계자는 “최근의 금연 분위기에 따라 흡연자는 줄고 있는데 담배 출하량은 급증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담배 사재기는 정부의 미적미적한 태도에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