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화를 잘 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목소리가 오랜만에 높아졌다. 페닐프로판올아민(PPA) 성분 감기약 파문 등과 관련해 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다.
김 장관은 회의 초반 “장관으로서 최종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를 회피할 생각이 없다”며 의약품 관리 시스템에 대해 특유의 느리면서도 논리적인 화법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특히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답변을 끊으면서 “장관에게 감독 책임이 있다”며 계속 몰아붙이자 얼굴이 상기돼 항의하기 시작했다.
김 장관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한 만큼 장관으로서 책임 있게 답변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장관과 차관을 모욕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안 의원은 복지부의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대한 관리 미비 등에 대해 “예, 아니오로 답변해 달라”고 다시 추궁했고, 김 장관은 “가만히 있어 봐라. 질문했으면 답변을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맞받아쳐 양측의 공방은 절정에 올랐다.
그러나 김 장관은 곧 평상을 되찾아 “사회 복지를 위해서는 국민적 공론이 중요하며 의원들의 협조를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정리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