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폐막한 세계한인입양인대회에 참석한 입양인 대다수는 가족 상봉에 실패했으나 몇몇은 가족을 만나는 행운을 안았다.
세 살 때 미국 뉴욕으로 입양된 줄리 카도나(한국명 윤지현·33)는 양어머니 마티 카도나(57)와 함께 8일 친어머니와 언니 오빠를 만났다.
카도나씨를 본 친어머니 김모씨(66)는 딸을 끌어안고 양어머니에게 “딸을 잘 키워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생후 4개월 때 미국 미네소타주로 입양된 줄리 쿡(한국명 이승희·26)도 7일 친어머니 이모씨(63)를 만났다.
1978년 7월 서울 상계동의 한 조산소에서 일란성 딸 쌍둥이로 태어난 쿡씨의 집은 이미 딸 네 명이 있었고 가난했다. 어머니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언니만 데리고 조산소를 나올 수밖에 없었다.
미안한 마음에 26년 만에 만난 딸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어머니에게 쿡씨는 “나를 세상에 보내주신 데 대해 감사한다”며 “한 번도 어머니를 원망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 살 때 노르웨이로 입양된 메리디스 파울슨(23·여)도 친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 파울슨씨는 “제2장부터 시작했던 내 인생에 이제야 비로소 제1장이 들어왔다”고 친아버지를 찾은 기쁨을 표현했다.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