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북동부에 있는 소말리아는 지난해 1인당 국민총생산이 고작 110달러(약 13만원). 그 소말리아가 8일 한국선수단과 선수촌 입촌식을 함께 했다.
소말리아는 2명의 선수와 4명의 임원으로 이루어진 미니선수단. 육상에 출전하는 파탄(17·사진)은 유일한 여자선수다. 100m, 200m에 멀리뛰기 높이뛰기까지 도전한다. 100m 최고 기록은 12초. 메달권과는 물론 거리가 멀다.
그래도 파탄은 “올림픽에 출전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영광이다. 최선을 다해 개인기록을 깨고 싶다”며 웃었다.
소말리아에 종합운동장은 30년 전 중국이 지어준 것 하나밖에 없다. 훈련 여건이 나빠 간신히 수단에서 두 달 정도 특별훈련을 했을 정도. 무슬림이기 때문에 훈련할 때 늘 긴 옷을 입어야 하는 것도 어려움 가운데 하나. 다 떨어진 신발로 먼지 풀풀 이는 운동장을 뛰어다닌 그가 올림픽을 앞두고 어렵게 장만했다는 새 운동화는 유난히 하얗게 보였다.
올해 초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파탄은 “주위에 한국 갔다 온 사람들로부터 좋은 인상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나도 언젠가 꼭 한국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테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