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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 떨어진 찰라비家門…삼촌 아마드-조카 살렘 체포영장

입력 | 2004-08-09 18:48:00


이라크 법원이 8일 이라크과도통치위원회(IGC) 아마드 찰라비 전 위원(59)과 함께 그의 조카인 살렘 찰라비 이라크특별재판소장(41)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행정부가 이라크 과도정부의 대통령후보로 여길 정도로 막강한 실력자였던 삼촌 찰라비의 몰락은 어느 정도 예상돼 왔다.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으며 알 카에다와 연관돼 있다는 과장된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이란의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를 받으면서 미국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이라크 경찰은 5월 아마드의 자택과 그가 이끄는 이라크국민회의(INC)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이번 영장 청구의 단서가 된 이라크 구권 위조화폐를 증거물로 확보했다.

하지만 미국 예일대 법학대학원에서 유학한 엘리트로 후세인 재판을 담당하는 이라크특별재판소장에 발탁된 조카 살렘에 대한 영장 청구는 의외. 그는 6월 발생한 하이템 파드힐 재무부 간부 암살사건 관련 혐의를 받고 있다. 만약 유죄 판결을 받으면 8일 부활된 사형제도에 따라 사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외신들은 미국과 과도정부가 ‘미국에 영혼을 팔아넘긴 앞잡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대중적 인기가 떨어진 아마드를 토사구팽(토死狗烹)했으며, 그가 특별재판소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조카 살렘까지 제거했다고 분석했다.

경제포럼 참석차 테헤란에 머물고 있는 아마드는 “정치적 음모”라고 반발했고, 런던에 체류 중인 살렘은 “후세인 재판에 비판적인 주하이르 알 말리키 판사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을 보면 후세인 재판을 무산시키려는 음모임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