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가락에 맞춰 신명나게 풍물놀이를 배우다 보면 흥겨움에 푹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돼요.”
경기 시흥시 목감동에 사는 송명자씨(58·주부)는 매주 월, 수, 금요일 목감사회복지관에서 풍물놀이를 배우며 건강을 지키고 있다.
동네 이웃 주부 25명과 함께 풍물놀이반에 다니고 있는 송씨는 “풍물놀이를 시작한 뒤 건강이 좋아졌고 일에 자심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목감동 사회복지관이 주부를 대상으로 한 풍물놀이 강좌를 개설한 것은 이 동네 자연부락인 ‘월미마을’에서 전래돼 온 ‘월미풍물놀이’를 계승 발전시키자는 취지에서.
월미풍물놀이는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동제(洞祭)를 지낼 때 행해진 풍물놀이로 주민화합을 위한 민속축제로 계승되고 있다.
선조들의 맥을 이어가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은 어린이들에게도 스며들고 있다.
목감초등학교 풍물놀이반은 지난해 서울드림페스티벌 타악 부분에서, 올해 5월에는 전국학생풍물놀이 경연대회에서 각각 대상을 수상했다.
예전에 월미풍물놀이패에서 상쇠를 맡았으며 지금도 수시로 사회복지관과 목감초교를 찾아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는 안장국씨(77·목감동 노인회장)는 “월미풍물놀이는 현재 경기지역에 남아 있는 풍물 가운데 가장 짜임새 있는 편제와 예술성을 가져 보존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예부터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쉬는 동네로 소문난 목감동 곳곳에는 문화유적들도 산재해 있다.
192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따오기’가 당선된 뒤 700여 편의 주옥같은 아동문학을 선보인 한정동(韓晶東·1894∼1976)선생의 유덕을 기리기 위한 문학비가 자리 잡고 있다.
조남리 지석묘(경기도기념물 제 103호)와 조선말기 문신이자 순국열사인 조병세(趙秉世·1827∼1905)선생의 묘(시흥시 향토유적 제5호)도 있다.
목감동의 또다른 자랑거리는 물왕저수지. 이승만(李承晩)전 대통령의 전용낚시터로 유명했던 이 저수지는 서쪽으로 관무산, 남쪽으로 마하산, 북쪽으로는 운흥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곳에 위치해 있어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은 한 번쯤 거쳐 간 명소.
유진응 목감동장은 “저수지를 끼고 한바퀴 도는 길이 3km의 조깅코스를 만들기 위한 용역을 줬다”며 “조깅코스가 완성되면 시흥의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깨끗한 동네를 만들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도 돋보인다.
주민자치위원회 최주철 회장(56)등 주민들은 잡풀이 무성하고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방치됐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고속철도 교각 밑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도로공사시흥지사와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을 수차례 찾아가 부지 사용승인을 요청했다. 주민들의 정성 덕분에 이곳에는 게이트볼장과 농구, 족구 등 다용도 경기장을 갖춘 목감동생활체육구장이 만들어져 7월에 개방됐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