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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올림픽 이사람]의무실장 김은국 박사

입력 | 2004-08-10 18:16:00


“선생님, 이건 괜찮을까요?”

9일(현지시간) 아테네올림픽 선수촌 D동 한국 본부 2층 의무실. 발목에 테이핑을 하던 여자 펜싱의 김희정(29)이 태릉선수촌 의무실장 김은국 박사(33·사진)에게 “이 선 크림은 발라도 괜찮을까요. 이 약은 먹어도 돼요?”라고 물었다. 곧이어 여자 사이클 간판 김용미(28)도 선 블록 문제로 의무실을 찾았고 감기 걸린 남자 선수도 약을 지어달라며 문을 두드렸다.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세계 톱10’ 복귀를 노리는 한국 선수단. 금메달 사냥을 위해 땀 흘리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못지않게 이들을 지원하는 한국선수단 의무팀도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선 블록이 도핑 테스트에 걸릴 수 있다는 소식에 선 크림의 성분을 묻기 위해 부쩍 발길이 잦아진 여자선수들을 포함해 냉방에 의한 감기, 훈련에 따른 근육통 등 하루 40여명의 선수들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유지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물리치료 테이블엔 3∼4명의 선수들이 누워 마사지를 받고 있다.

김 박사는 “훈련 때문에 발생하는 경미한 부상 환자들도 있지만 이국땅에서 생기는 생리적 변화 때문에 많은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음식 때문에 변비가 생긴 선수들, 에어컨 때문에 목감기가 걸린 선수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만큼 의무팀의 할일이 많다. 특히 김 박사는 도핑에 걸리지 않는 약으로 감기 설사 변비 등 각종 약을 지어주기 위해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선 블록은 물론 피부 연고까지 성분을 확인해 처방하고 있다. 여자 선수들의 피부를 위해 도핑에 걸리지 않는 선 블록을 현지에서 수소문해야하는 가욋일까지 생겼다. 물리치료팀은 4명이 계속 선수들의 몸을 마사지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현재 선수촌 의무실 구성원은 김 박사 외에 간호사 1명과 물리치료사 4명. 11일 최일용 한양대 병원장 등이 합류해 총 9명이 된다. 종목별로 따라온 물리치료사를 포함하면 수십 명. 금메달 사냥을 위한 물밑 지원팀의 활동도 금메달감이다.

아테네=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