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전쟁을 극비리에 입안했던 토미 프랭크스 전 미 중부군 사령관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대선 상대인 존 케리 민주당 후보에 우호적 발언을 해 주목을 끌고 있다.
프랭크스 전 사령관은 30일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 연사로 거론되는 인물. 워싱턴 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기자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 전말을 다룬 저서 ‘공격계획’에서 “이라크전쟁은 부시-럼즈펠드-프랭크스 3인의 작품”이라고 했을 정도로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전쟁에 관한 한 그는 부시 대통령의 ‘왼팔’ 격이었다.
그런 그가 최근 ABC TV의 ‘이번 주(This Week)’ 프로그램에 출연해 “케리 후보가 베트남전 사령관이 될 자격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당연하다(absolutely)”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는 또 “케리 후보의 베트남전 무공에 대한 비난은 정치적으로 과장됐다”며 “케리 후보는 애국자”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최근 공화당측과 ‘진실을 위한 고속순찰정 참전용사들’이 제기한 케리 후보의 무공이 거짓이라는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그는 이어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여운을 남겼다.
프랭크스 전 사령관은 이달 초 회고록에서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WMD)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사담 후세인 정권은 알 카에다를 비롯한 국제 테러단체들과 연계돼 있다고 확신한다”며 부시 대통령을 강력히 지지했다. 그런 만큼 공화당 진영은 케리 후보를 옹호한 프랭크스 전 사령관의 발언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프랭크스 전 사령관은 “부시 대통령 혹은 케리 후보에게 득이나 실이 되는지에 상관없이 나는 사실을 과장하지 않을 뿐”이라며 비난의 화살을 피해갔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