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과 동부화재가 온라인 전용 자동차보험 상품을 만들고도 본격적으로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설계사와 대리점 등 기존 오프라인 조직의 반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온라인 보험시장의 확장과 방카쉬랑스(은행) 등으로 보험 판매 채널이 확대되면서 ‘신구 채널의 충돌’ 때문에 업계가 고민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주 금융감독원에 온라인 판매 전용 자동차보험 상품 신고절차를 마쳤지만 판매시기를 정하지 못했다.
지난달 상품 신고를 마친 동부화재도 삼성테스코 홈플러스(할인점)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시범 판매만 하고 있다.
2001년 10월 온라인 판매 전문 교보자동차보험이 영업을 시작한 지 3년이 채 안 됐지만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의 6%를 점유하고 있다. 이 보험은 인터넷이나 전화로 팔기 때문에 설계사나 대리점을 이용하는 것보다 10% 이상 보험료가 싸다.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는 교보자보, 제일화재, 대한화재, 교원나라자보 등은 기존 오프라인 판매 조직이 없거나 규모가 크지 않다.
그러나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업계 4위 이내의 대형 업체들은 온라인 판매를 강화해 기존 오프라인 조직이 타격을 입으면 자동차보험 이외의 다른 상품 판매가 어려워진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급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을 놓칠 수 없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품을 차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자동차보험과 달리 전문적인 상담 없이는 판매가 어려운 고급형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기존 조직을 이들 상품 판매에 주력하는 고객의 재정 컨설턴트로 육성할 방침이다.
그러나 온라인 외에도 방카쉬랑스 등으로 판매 채널이 확대되는 추세여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오프라인 조직은 존폐의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