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젊은이들이 한국의 문화와 음식에 열광하는 현상은 한일 우호를 위해 바람직한 모습이다. 기회가 된다면 일본의 국회의원 신분으로 한국 영화에 출연해 문화 교류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싶다.”
일본 정계에서 ‘괴짜 의원’으로 통하는 오니타 아쓰시(大仁田厚·47·사진) 참의원(상원에 해당) 의원은 11일 일본내 ‘한류(韓流)’ 열풍에 맞춰 한국 영화계에 진출할 뜻을 밝혔다. 그는 “내가 살아온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라며 “연기에 관한 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만큼 ‘꿈’이 이뤄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인기 프로레슬러 출신인 오니타 의원은 1997년 배우로 전업해 NHK의 대하드라마와 영화 CF 등에 출연해 왔다. 2001년 참의원 선거 때 집권 자민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초선의원으로 메이지대 4학년에 재학 중인 ‘만학도’이기도 하다.
오니타 의원은 “몇 년 전 ‘쉬리’를 보고 한국 영화 수준이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높아 깜짝 놀랐다”면서 “그 후로 ‘엽기적인 그녀’ ‘실미도’ 등 일본에서 상영된 한국 영화는 빼놓지 않고 봤다”고 소개했다.
“틈나는 대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그는 “내 희망이 실현돼 두 나라에서 화제가 되면 국민끼리도 좀 더 친근감을 느끼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오니타 의원은 13일 한국을 방문해 배우 허준호씨 등 영화계 관계자들과 만나 한국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 그는 “한국의 정치인과는 어울린 적이 있지만 문화계 사람들과는 처음이어서 긴장된다”면서도 “‘문화엔 국경이 없다’는 말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