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입력 | 2004-08-12 01:39:00


‘로토 대박이 터졌는데, 감옥에서 평생을 지내야 한다니….’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 ‘선’지는 아이오워스 호어(52)가 700만파운드(약 148억원)짜리 로토복권에 당첨됐다고 11일 보도했다. 문제는 그가 1차례 강간과 2차례의 강간미수, 3차례의 성추행으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라는 것. 그는 판사가 “당신이 자유를 얻는 매 순간이 어떤 여인들에게는 위기의 시기”라고 말할 정도로 ‘악명’이 높다.

호어는 지난 주말 주말외출이 허용돼 잉글랜드 북부 미들즈브러의 한 호스텔에 머물며 로토복권을 구입했다가 행운을 맞았다. 영국은 모범 수감자를 주말에 일시 외출시키거나 지역봉사 활동에 참여시키고 있으며 복권 구입도 허용하고 있다.

동료 재소자들은 호어가 당첨을 확인한 순간 “이제 멋진 인생이 시작됐다”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고 전했다. 호어가 회심의 미소를 짓는 순간 로토복권 운영회사인 캐멀롯의 중역들은 당황했다고 한다. 회사 이미지에 먹칠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 이들은 죄수들이 복권을 구입한 것에 대해 교도소측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로토복권 당첨은 결국 호어에게는 또 다른 ‘불운’이 될 것 같다.

복권 당첨에 따른 안전 문제를 이유로 교도소측이 앞으로 모든 주말 외출을 취소한 것은 물론 교도소 내 안전까지 우려해 독방으로 그를 옮겼기 때문. 매주 당첨금에 따른 이자만 해도 6700파운드(약 1400만원)에 이르지만 쓸 곳도 없다.

선지는 “호어가 10일 자신에 관한 기사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시간당 450파운드(약 95만원)를 청구하는 ‘잘나가는’ 법률회사를 통해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 법률회사의 고객인 나오미 캠벨, 니콜 키드먼, 캐서린 제타 존스 등 유명 연예인들이 자신의 법적 대리인이 ‘섹스 괴물’을 변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구역질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