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사이언스 캠프'에서 서울 광희중 이은경 교사가 소의 눈을 해부하는 모습. - 사진제공 한국쓰리엠
처음엔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꺄악’하며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려왔지만 이내 남녀 중학생들은 진지하게 해부 실험에 들어갔다. 해부 대상은 진짜 소의 눈이다.
‘소 눈 해부’라는 다소 엽기적인 실험은 7일부터 10일까지 이어진 ‘3M 사이언스 캠프’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이다.
소의 눈은 학생들의 손에서 하나하나 분리돼 나갔다. 동그랗게 각막 주위를 절개한 후 홍채를 들어내자 볼록렌즈처럼 생긴 수정체가 보인다. 또 사물의 상이 맺히는 망막, 망막에 시신경 다발이 모여 있는 맹점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이 실험을 진행한 사람은 서울 광희중 이은경 교사(35). 이 교사는 “눈의 구조를 교과서의 그림만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쉬워 지난해부터 이런 실험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학교가 마장동에서 가까워 근처의 고깃집을 수소문하다가 실패했고 인터넷으로 도축장을 알아본 후 일일이 전화해 가능한 사람을 찾았다.
이 교사는 “부산 도축장의 한 아주머니로부터 여태까지 300여개의 소 눈을 받았다”며 “맨 처음에 해부 실험을 할 때는 토할 것 같았는데 지금은 학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 이 교사는 학교에서 중학교 1학년생들을 대상으로 돼지 심장의 해부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로 3회째인 한국쓰리엠의 과학캠프에서는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과학교사 16명과 우수중학생 80명이 참여해 3박4일간 흥미롭고 다양한 실험을 즐겼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