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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5·18 법률’ 살아있다…김재경-김석준의원 폐지추진

입력 | 2004-08-12 18:56:00


5·16 군사쿠데타, 유신 등으로 헌정이 중단된 초법적 상황에서 만들어진 법률의 상당수가 폐지되지 않고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국회가 정비에 나서기로 했다.

한나라당 김재경(金在庚), 김석준(金錫俊) 의원은 12일 “국가재건최고회의, 비상국무회의, 국가보위입법회의가 만든 법안 790개 중 430개는 폐지됐으나 나머지 360개는 제정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있거나 일부 개정됐다”면서 “정기국회 전에 폐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 차원의 관련 특위 구성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제처가 두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폐지되지 않고 남아 있는 대표적인 법률은 국가재건최고회의법, 정치활동정화법, 부정축재처리법, 부정축재환수절차법 등이다.

김재경 의원은 “여권의 386세대 의원들이 과거 청산 차원에서 관련 입법을 마구 쏟아내고 있으나 새 입법의 제정 못지않게 ‘비정상적’으로 만들어진 법률의 폐지와 개정 작업도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당시의 법률이 지금까지도 적용돼 논란이 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게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1961년 국가재건최고회의가 만든 이 법률에 따라 지금까지 야간에 이뤄지는 폭력행위는 가중처벌을 하고 있다. 김석준 의원은 “당시 박정희 정권에 반대하는 인사들에 대한 통제수단으로 야간 활동을 제약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정이 지금까지 적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1963년 제정돼 개정을 거친 예산회계의 처리에 관한 특별법도 권위주의 체제의 잔재가 남아 있다. 이 법에 따라 지금까지도 국가정보원의 예비비 사용과 결산은 총액으로 처리하고 있다.

1961년 제정된 청원법에 따라 지금도 대통령은 청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으며 1980년 제정된 사회보호법은 인권침해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1963년 만들어진 대통령경호실법은 당시 차지철 경호실장의 위상을 고려해 만든 법. 경호실보다 위상이 높은 대통령비서실 관련 법규가 대통령령으로 돼있다는 점에서 ‘경호실 우위’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비상국무회의가 1973년 제정한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금도 민간인은 군복을 입고 다니면 단속 대상이 된다.

헌정이 중단된 때 만들어진 법률 중 폐지되지 않은 대표적 법률 법률(공포일)의결기관실효성은 없으나 폐지되지 않은 대표적 법률국가재건최고회의법(1961.6.10)국가재건최고회의정치활동정화법(1962.3.16) 〃부정축재처리법(1961.6.14) 〃부정축재환수절차법(1961.10.26) 〃일본적산관리인 명의의 등기말소에 관한 법률(1961.12.6) 〃 비상국무회의법(1972.10.23)비상국무회의현재까지 적용되면서 논란이 되는 법률(*는 개정을 거침)청원법(1961.8.7)국가재건최고회의*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1961.6.20) 〃대통령경호실법(1963.12.14) 〃*예산회계의 처리에 관한 특별법(1963.10.28) 〃군복 및 군용장구의 단속에 관한 법률(1973.1.30)비상국무회의*사회보호법(1980.12.18)국가보위입법회의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