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의 직업은 1만2500여 가지입니다. 이 가운데 고교생들이 떠올리는 직업은 200여 가지에 불과해요. 직업 교육이 얼마나 시급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최근 ‘진로와 직업’ 과목의 고교용 교과서(교학사 편)와 교사용 지도서를 펴낸 경북 경산시 소재 경일대 이무근(李茂根·64) 총장은 “한국도 지식기반사회에 진입하면서 직업이 생기고 사라지는 주기가 빨라진 만큼 직업교육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로와 직업’ 과목은 올해부터 시행된 7차 교육과정의 고교 교양선택과목으로 정식 도입됐다.
이 총장이 집필한 교과서는 서울시 교육청의 인정을 받아 학교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 총장은 출판사의 의뢰를 받은 뒤 밤새워 자료를 모으면서 400여쪽의 교과서를 완성했다. 내용이 딱딱하지 않도록 신문과 잡지 등에서 시사 자료도 다양하게 섞어 꾸몄다.
서울대 농대 교수였던 1984년 직업교육학회를 창립해 직업교육 연구에 나선 그는 1997년부터 4년 동안 한국직업능력개발원장으로 일했던 직업교육 전문가.
“자신의 소질과 적성에 따라 진로와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지만 말 뿐인 게 현실입니다. 고교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면서도 인기 있다는 분야에만 쏠리지 않습니까.”
이 총장은 “사회가 빠르게 변화기 때문에 지금 인기 있는 직업분야가 청소년들이 사회에 진출하는 시기에는 달라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고교생이면 평생직업을 어떻게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충분한 정보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직업들이 대등하게 존중되는 사회풍토가 조성되려면 청소년 때부터 학교에서 직업교육을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국어 영어 수학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