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영된 KBS 2TV ‘해피투게더’에서는 유재석(왼쪽)이 한기주 역을 맡고 김제동이 강태영 역을 맡아 ‘파리의 연인’ 을 패러디했다.-사진제공 KBS
‘시청률만 높일 수 있다면 다른 방송사의 인기 드라마라도 과감히 패러디한다.’
12일 방영된 MBC 시트콤 ‘논스톱4’는 SBS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패러디한 ‘파리와 연인’ 편을 방영했다.
가수 윤종신이 한기주 역을, 개그우먼 정선희가 강태영 역을, 탤런트 장근석이 윤수혁 역을 각각 맡았다.
‘파리와 연인’에선 “애기야, 가자” “이 안에 너 있다” 등 유행어가 된 ‘파리의 연인’ 대사를 비롯해, 한기주와 강태영의 수영장 장면 등 원작을 거의 그대로 옮겼다.
같은 날 방영된 KBS 2TV 오락프로그램 ‘해피투게더’에서도 진행자인 유재석 김제동이 ‘파리의 연인’ 중 한기주의 노래 ‘사랑해도 될까요’를 부르는 장면을 패러디했다. ‘해피투게더’에선 ‘파리의 연인’ 방영 장면을 넣으며 SBS의 화면제공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 초 SBS 코미디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선 MBC 드라마 ‘대장금’을, MBC ‘코미디하우스’의 ‘웃지 않는 드라마’ 코너에선 SBS 드라마 ‘완전한 사랑’을 패러디해 내보내기도 했다.
타 방송사의 인기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아왔던 것이 그동안 방송가의 불문율. 그러나 최근에는 이처럼 타사의 ‘대박’ 프로그램을 패러디해 방영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패러디 대상은 주로 시청률 30%를 넘긴 드라마.
‘논스톱4’의 권익준 PD는 “내부에서 ‘왜 타사 프로그램을 쓰느냐’는 얘기도 듣지만 국민적 관심사가 될 정도의 드라마라면 과감히 가져다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청자들이 채널을 염두에 두고 시청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패러디를 한다고 해서 상대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논스톱4’의 ‘파리와 연인’편의 시청률은 16%(AC닐슨 조사)로 평소 시청률 13~14%보다 높았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