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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제쇼크 막을 유가대책 급하다

입력 | 2004-08-15 18:42:00


국제유가의 사상 최고치 경신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선물가격은 1983년 원유 선물거래 개시 이후 가장 높은 배럴당 46.58달러까지 치솟았다. 우리 원유 수입량의 70%를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5월 7일 배럴당 34.53달러로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에도 지속적으로 올라 39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동지역의 정정(政情) 불안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추가생산능력 감소, 중국과 인도의 석유 수요 급증 등 유가 상승 요인이 해소될 전망이 별로 안 보이기 때문이다. 상반기까지 유가 하락을 낙관하던 정부도 이제는 고유가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쪽으로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세계 6위 석유소비국이면서도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로서는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연료비에 이어 전력요금 등 다른 비용마저 줄줄이 오를 경우 국민생활은 ‘불경기 속의 고(高)물가’라는 최악의 국면에 빠질 것이다. 세계경제의 회복세마저 고유가의 영향으로 둔화되고 있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런 마당에 정부가 머뭇거릴 여유는 없다. 에너지 관련 공기업들의 경영합리화를 통해 가격인상 압력을 최대한 자체 소화하도록 유도하고, 민간경제주체들이 자발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유인책을 적극적으로 내놔야 한다. 고유가를 틈타 과도한 이윤을 챙기는 정유사와 주유소가 나오지 않도록 담합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단기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극단적인 석유일변도 및 수입의존형 에너지구조를 바꾸기 위한 정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등의 방법으로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고유가 충격 흡수 능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