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 주식 투자를 포기한 개인들이 채권형 펀드에 가입하거나 장내 소액 채권을 직접 매매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 삼성, 대한, 한국투신운용 등 국내 3대 자산운용사는 장단기 채권형 펀드의 총 가입금액이 13일 기준 20조84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 12일(20조609억원)에 비해 1.14% 늘어난 것. 같은 기간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도 1.69% 증가했다.》
대우증권 김형기 연구원은 “채권형 펀드나 소액채권 공급물량에 비해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인이 채권 투자에 나선 것은 정부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
김 연구원은 개인이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채권형 펀드 가입 △소액 채권 장내 거래 △증권사 판매 채권 청약 등 3가지를 꼽았다.
채권형 펀드가 가장 대중적이다.
통상 개인이 수수료를 물지 않고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시점이 펀드 가입 후 6개월 이상이면 장기, 6개월 미만이면 단기로 구분된다.
펀드전문업체인 제로인 이재순 펀드평가팀장은 “금리 인하 후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한 곳이 많다”고 말했다.
수익률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서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거꾸로 움직인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이 오르는 구조. 이 때문에 지금 신규 가입자가 들어오면 추가 설정액 만큼 채권을 종전보다 비싼 값에 사야 하는 셈.
이 팀장은 “올해 들어 펀드 수익률이 양호한 곳 가운데 추가 가입이 가능한 곳을 선별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일부 개인은 소액 채권을 장내에서 거래하기도 한다.
국민주택 1종 채권(액면가 1만원)은 12일 수익률(금리) 4.32%에 거래됐다. 이때 채권 가격은 9364원. 콜금리 인하 후인 13일 국민주택 1종 채권 금리는 4.16%로 하락했다. 채권 가격은 9429원으로 뛰었다.
서울도시철도 채권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13일 채권시장에서 금리는 전날보다 0.06% 포인트 떨어졌다.
개인이 소액 채권을 장내에서 매매하려면 우선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주문은 전화나 온라인으로 한다. 가격 제한폭이 없고 당일 결제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증권사가 장외에서 파는 채권을 사는 것도 방법. 현재 신규 판매가 예정된 곳은 없다.
증권사 관계자는 “10월 이후 회사채 물량이 증권사를 통해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이달 9일부터 삼성카드 채권 3종(만기 1, 2, 3년)을 판매하고 있다. 모집금액은 각각 100억원, 가입금액은 최저 1만원 이상이다.
신용등급 A+인 삼성카드 채권은 세후 연평균 수익률이 △3년 만기 4.98% △2년 만기 4.85% △1년 만기 4.00% 등이다.
동양종금증권 유세종 금융상품운용팀 대리는 “카드채 수익률이 높은 편이지만 일부 기업의 신용 위험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수용기자 legman@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채권형 펀드 수익률 현황 (단위:억원, %)펀드운용사설정일설정액올 누적수익률KB장기주택마련채권1KB자산2003. 1.241936.86BIG&SAFE맞춤채권03-2제일투신2003. 5.261145.57탑플러스신종세금우대채권S-1대한투신2000. 7.191425.05스마트장기채권I-3대한투신2003. 1.231664.99뉴근로자비과세채권S-1대한투신2000. 9.201344.87클래스 1장기채권S-1대한투신2003.11.1015,6194.86부자아빠마스터장기채권A-1한국투신2002.11.261,7184.69무궁화채권H-1대한투신2000. 6.197,8484.68삼성MD STABLE02삼성투신2000. 5.301,6314.66부자아빠장기주택마련채권A-1한국투신2003. 1. 91714.54자료:제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