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가운데)이 16일 문희상(오른쪽) 김희선 의원(왼쪽) 등과 함께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반민특위 56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신 의장은 그러나 선친 신상묵씨가 일제강점기 헌병으로 근무했다는 신동아 9월호 보도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졌다. /부산=연합
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장이 16일 부친이 일제강점기에 헌병 오장(伍長·하사)을 지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이날 부산을 방문한 신 의장은 부친 신상묵(辛相默·1984년 사망)씨가 일제강점기에 헌병복무를 했다는 시사월간지 ‘신동아’ 9월호(17일 발매) 보도에 대해 “부친이 일제강점기에 교사를 하다 군 생활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주변 분들의 말을 듣고 그 정도는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친일 진상규명 등 과거사 청산 작업을 주도해 온 신 의장 부친의 일제강점기 행적이 드러나자 한나라당은 물론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책임론이 비등하고 있어 신 의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신 의장은 “목숨 바쳐 싸운 독립투사와 유족들에게 아버님을 대신해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밝힌 뒤 “선친의 경우 친일 진상규명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사하겠다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친일 진상규명과 선친의 문제는 전혀 별개이고, 개인적 문제와 민족정기 문제는 다르다”며 “어떤 경우에도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신념”이라고 말했다.
신 의장측은 그동안 “부친은 광복 전에 교사였으며, 광복 이후 경찰에 투신했다”고 주장했었다.
한편 신동아는 ‘신상묵씨가 1938년 3월 대구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전남 화순군 청풍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1940년 7월 25일 일본군에 지원해 조선총독부 국군병지원자훈련소에 입대했다’고 보도했다.
‘시게미쓰 구니오(重光國雄)’로 창씨개명한 신씨는 훈련소를 수료한 직후인 같은 해 11월 8일 반도호텔에서 일본군 지원병 수료생 자격으로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의 좌담회에 참석했다고 신동아는 밝혔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부산=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辛의장, 즉각 사퇴 거부 …“선친 친일행적 조사한다면 적극 협조”
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장은 17일 부친의일본군 헌병 근무 파문과 관련, "현재로서 거취표명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해 당장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신 의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 "당 의장으로서의 거취문제는 절대 가볍게 처신할 일은 아니며, 중지를 모으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 의장은 특히 '금명간 거취를 밝힌다'는 보도에 대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으며, 사실이 아니다"면서 "국민여론과 당원동지의 뜻을 지켜볼 것이며, 언제 거취를 밝히겠다고 하는 것은 가볍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친일진상규명법 등으로 여야간의 대립구도인데 앞으로 불편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민족정기 의원모임 멤버이고, 친일진상규명법발의에 참여했으며, 선친문제와 별개로 이 문제는 중요한 역사적 과제로 생각하고있다"면서 "적극 참여할 것이며, 당 의장으로서 원만하게 성사되도록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의장은 “선친의 경우도 친일진상규명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선친의 친일행적을 조사하겠다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했다.
그는 “선친께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셨다고 이해는 하지만 역시 목숨 바쳐서 싸웠던 독립투사 들과 유족들에게는 선친을 대신해서 제가 사과를 드리고 용서를 구하고 싶은 생각이다”라는 말도 했다.
신 의장은 신동아 보도 전에 알고 있던 선친의 일제 강점기 하의 행적은 “교사 생활을 하시다가 나중에 말기에 군에 입대하셨다는 것 까지”라고 답했다.
그는“(선친은 84년 타계하기 전 까지 광복 전 생활을 얘기하지 않아) 헌병으로 복무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군 생활을 하셨다고 들었지만 어떤 병과나 무슨 계급 이런 건 모르고 있었다”고 부연 설명했다.
동아닷컴·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