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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입시 설명회… 학부모들 700여명 몰려

입력 | 2004-08-18 18:56:00

“우리아이 특목고 보내려는데…”2005학년도 서울지역 외국어고 입시안 설명회가 열린 18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학원에서 학부모들이 강사의 설명을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귀를 기울이고 있다.- 권주훈기자


“학교 분위기나 수업 수준 등을 고려하면 특목고에 보내고 싶지만 대입에서 학교 생활기록부 성적의 반영 비중이 더 커진다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주부 박모씨)

18일 오전 11시 특수목적고 입시설명회가 열린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학원. 설명회가 시작되기 전 이미 700여명의 학부모가 강당과 교실을 가득 메웠다.

이 행사는 최근 서울의 6개 외국어고가 구술면접 때 수학 과학 과목에서 출제하지 않고 논리력과 사고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문항을 공동 출제하기로 발표한 뒤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학생들의 특목고 입시 준비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는 교육 당국의 기대와 달리 현장에서는 전혀 먹혀들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한 외국어고 진학담당 교사는 “중학교 내신반영 비율이 지난해보다 줄어들고 영어듣기 비중이 늘어나기 때문에 영어 공부에 비중을 둬야 한다”며 “입시 때 수학 과학 과목 출제가 없더라도 외고에 입학한 뒤 전공반 편성 때 시험을 보기 때문에 어느 교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학원장 박모씨는 “교육청 장학사가 시험 감독을 하는데도 외고 교장이 시말서를 쓸 각오를 하고 수학 과학 문제를 변형해 출제해 왔다”며 “학교측 발표에 신경 쓰지 말고 수학 과학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교육부가 대입 때 내신 반영 비율을 높이라고 각 대학측에 요구하지만 지금처럼 내신 부풀리기가 만연한 상황에서 대학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석차백분율을 반영하는 서울대는 올해 입시부터 내신을 기존 60등급에서 5등급으로 줄여 사실상 내신 비중을 줄이고 수능 비중을 높였다”며 “고려대 연세대는 절대평가인 평어를 반영하기 때문에 특목고 출신은 내신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학부모 김모씨(44·여·양천구 목동)는 “특목고는 학생의 수준이 고르고 교사들이 열의가 있어 선호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정부 발표와 학원측 설명이 너무 달라 어떤 쪽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중3 딸과 함께 온 학부모 전모씨(42·여·경기 수원시)는 “특목고 대책이 곧 발표된다는데 조금이라도 더 빨리 정보를 알고 싶어 참석했다”며 “대학 진학 때 외고 출신들이 내신 불이익이 클 것 같아 외고에 지원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윤모씨(39·여·경기 김포시)는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의 진로 계획을 세우고 싶어도 하루가 다르게 입시제도가 바뀌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