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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 임면권’ 격론…私學法 개정안 국회처리 불투명

입력 | 2004-08-20 18:28:00


열린우리당과 교육인적자원부는 20일 국회에서 사립학교법 개정에 관한 당정협의를 가졌으나 사학재단이 갖고 있는 교직원 임면권을 학교장에게 넘기는 문제를 둘러싸고 당정간 견해가 엇갈려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사립학교법안의 다음달 정기국회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이날 오전 7시 반부터 3시간여 동안 계속된 당정협의에서 열린우리당 386의원들과 안병영(安秉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한 참석 의원은 “사립학교 재단을 어떻게 볼 것인지와 문제의 해결책을 놓고 철학적인 논쟁이 벌어졌고 결국 사상 논쟁으로까지 번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 탓인지 회의가 끝난 후 조배숙(趙培淑) 제5정조위원장은 “브리핑 할 내용이 없다”며 자리를 빠져나갔고 정봉주(鄭鳳株) 이인영(李仁榮) 백원우(白元宇) 유기홍(柳基洪) 의원 등 386의원들도 “할 말 없다”고 입을 다물었다. 안 부총리도 회의가 시작된 지 2시간쯤 뒤인 9시 반경 다른 행사 참석을 이유로 먼저 자리를 떴다.

교직원 임면권의 학교장 이관 문제는 사립학교법의 핵심 쟁점. 이날 열린우리당 386의원들은 “사학재단은 부패한 이기주의 집단, 비리의 온상”이라며 “사학재단의 권한을 분산시켜야 반복되는 사학비리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는 후문이다.

반면 교육부측은 사학재단이 실질적인 학교 운영의 주체로서 최소한 인사권은 행사하도록 해야 하며 교직원 임면절차 공개 등의 장치를 통해 사학비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부총리는 이날 “재단이 선출한 학교장이 다시 교직원을 임면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변호사들이 주장한다”고 발언했다가 386의원들로부터 “왜 법리적 문제가 있느냐”는 반박을 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386의원들은 “교육부의 입장이 바뀌지 않으면 토론은 의미가 없다. 그만 (자리를) 깨자”라고 말하는 등 험악한 반응까지 보였으나 추후 재론하기로 하고 회의를 끝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여당 의원은 “교장 임면권 이관 문제는 양보할 수 없는 문제이며 결국 열린우리당 안대로 관철될 것”이라며 “이 쟁점만 해결되면 나머지 쟁점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