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유가가 사실상 매일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석유 관련 뉴스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중동산 두바이유, 선물거래 등 ‘낯선 용어’들도 지면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알쏭달쏭 석유 이야기’ 시리즈를 통해 국제 석유시장의 기준가격과 가격 결정 과정, 석유류 제품의 가격 체계 등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
중동산 두바이유의 가격이 왜 중요한가.
두바이유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이름.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중동국가의 원유가격이 두바이유에 연동돼 움직인다. 중동지역 원유의 기준가격이 되고 있다.
중동지역의 원유가 세계 전체 확인매장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65%. 하지만 이라크 전쟁과 같이 정치 외교 종교적 갈등으로 인한 분쟁이 잦아 세계 석유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영향력이 강한 편이다.
국제 석유거래 기준이 되는 지표종류생산지역원유 비중 지표(API)두바이유아랍에미리트31.05브렌트유영국 북해38.16WTI미국 서부 텍사스40.80API가 높을수록 비싼 값에 거래.
자료:한국석유공사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78%도 중동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이기 때문에 두바이유의 가격은 전체 원유 도입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처럼 국제 석유시장에서 가격 기준이 되는 원유는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가 있다.
이들은 △생산량이 비교적 많고 △생산이 독점돼 있지 않으며 △자유로운 거래로 가격 형성 과정이 투명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WTI와 브렌트유는 미국의 뉴욕상업거래소(NYMEX)와 영국 런던의 국제석유거래소(IPE)라는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게 특징. 두바이유는 중동권 국가와 싱가포르에서 현물로 거래된다.
20일 현재 두바이유의 현물가격은 배럴당 41.35달러, 브렌트유는 45.52달러, WTI는 47.82달러다. 그동안 폭등세를 보여 왔던 WTI의 선물가격(9월 인도분)은 47.86달러로 전날보다 0.84달러 떨어졌다.
세 유종 가운데 WTI가 가장 비싼 이유는 뭘까.
원유 속에 포함된 황의 함량이 낮고 원유의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 API가 높은 덕분이다. 황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을수록 좋은 원유로 간주되며 탈황처리를 할 때 추가 비용이 덜 든다. API가 높은 원유는 정제 과정에서 가격이 비싼 휘발유와 나프타 등이 많이 생산돼 가격도 높게 형성된다.
두바이유의 현물가격은 한국시간으로 오후 6시, 브렌트유는 다음 날 오전 2시반, WTI는 오전 4시반경에 각각 가격이 결정된다. 이 때문에 두바이유는 가격 변동 요인이 있더라도 브렌트유나 WTI에 비해 하루 늦게 반영될 때가 많다. 가격 하락 요인이 생겨 WTI와 브렌트유가 내림세를 보이더라도 두바이유는 오름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