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진상 규명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여야는 일단 정치권 밖의 위원회에 진상 규명을 맡긴다는 데 대체로 의견 접근을 이뤘다. 그러나 조사대상에 대해선 여전히 팽팽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野 “친북-용공 포함” 與 “범위확대 반대”▼
▽진상규명 대상=열린우리당은 일제하 친일행위와 독재정권 시절 공권력에 의한 의문사건, 인권 유린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친일진상규명은 광복 직후 착수했어야 했던 문제로 다른 과거사 문제와는 성질이 다르다”며 “3월에 통과된 관련 법이 발효되는 9월 말 이전에 개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친북, 용공 문제에 대해선 “그동안 충분히 조사되고, 과잉 처벌됐던 문제인데 한나라당이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상(像)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원내수석부대표는 “친일과 권력기관에 의한 인권 탄압 등에만 규명 작업의 초점이 맞춰질 경우 정략적으로 흐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구상찬(具相燦) 부대변인은 “(여권의 과거사 공세는) 공동의 적을 설정해 여권 결집을 꾀하려는 내부 단속용이자, 정권의 지지기반인 급진 세력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주체세력 교체 시도”라고 주장했다.
▼국회내 기구 고집하던 與 “협의 가능”▼
▽조사의 주체=열린우리당은 당초 국회의장 산하에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기구를 두고 국회의 과거사 특위가 이 기구의 도움을 받아 입법 및 진상규명 활동을 주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시민단체가 이에 우려를 표시하자 천 대표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이 반대하면 과거사 특위나 의장 자문기구를 구성하지 않고 소관 상임위에서 처리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에 따라 국회가 조사기구의 성격과 조사대상에 관한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하고, 국회 밖의 중립기구가 조사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독립기구화 공감… 국가기관화 이견▼
▽조사위 위상=양당 모두 정치권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된 조사기구가 설치되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열린우리당은 국회 내에 중립적인 기구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가인권위와 같은 독립적인 기구 또는 정부 산하의 기구 등의 형태도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조사기구가 국가기관화될 경우 자율성과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인권위 형태에도 반대하고 있다.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은 “의문사위원회에서 보듯 과거사 규명을 위한 위원회가 국가기관화되면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과거사 조사의 주체와 위상에 관한 여야 협상에 난항이 따를 전망이다.
與野과거사 진상규명 3대 쟁점쟁점열린우리당 한나라당비고진상 규명 대상친일행위+독재정권 시절 의문사건,인권 침해-열린우리당 안에 친북 용공 의혹 등을 포함한 포괄적 과거사-4·19 전의 부정부패 및 5·16 이후 산업화 과정의 공과 포함열린우리당, 친북 용공 조사공식제의 해오면 검토하겠다조사의 주체국회 내에 과거사 특위 구성+의장 산하에 자문기구 설치. 특위가 조사기구 성격규정국회 밖에 중립적인 기구 구성. 국회는 예산 지원하고 가이드라인만 제시. 관련 상임위가 법적 근거 및 성격 규정시민단체, 국회 밖 설치 주장조사기구의 위상국회 산하 기구로 설치하되 인권위 형태의 완전독립기구로 만드는 것도 반대 안함정치적으로 독립된 위원회. 국가기관화는 여권의 입김작용이 우려되므로 반대열린우리당, 중립적 기구 구성에 반대 안 한다
이 훈기자 dreamland@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