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꽃선녀님’은 신인 이다해(왼쪽)의 리얼한 ‘신내림’ 연기를 통해 인기 상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진제공 MBC
‘제2의 인어아가씨를 꿈꾼다.’
MBC 일일드라마 ‘왕꽃선녀님’(월∼금 밤 8:20)이 초반 부진을 씻고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있다.
6월4일 첫 방영한 ‘왕꽃선녀님’은 초반 12∼15%의 시청률에 그쳤다.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시작된 KBS1 드라마 ‘금쪽같은 내 새끼’의 시청률(25∼29%)의 절반에 그친 것. 하지만 8월 둘째 주에 18∼19%로 오르더니 셋째 주에는 히트 선인 20%를 넘어섰다.
‘왕꽃선녀님’의 줄거리는 대학원생인 윤초원(이다해)이 판정수(이주현)와 약혼하지만 무병(巫病·신들림으로 인한 병)을 앓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파혼 당한다는 것. 윤초원은 또 자신이 업둥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면서 혼란스러워 한다.
‘왕꽃선녀님’의 상승세는 이달 중순 윤초원의 신내림 장면이 방영되면서 시작됐다. 연출진은 이에 대해 히트 드라마 ‘보고 또 보고’ ‘인어아가씨’를 집필한 작가 임성한씨의 저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이 드라마의 이대영 CP(책임 PD)는 “임씨는 드라마의 갈등을 유지하고 증폭시키는 힘이 뛰어나다”며 “결혼을 둘러싼 양가의 갈등 구조에 입양과 무병처럼 새로운 소재를 가미한 게 주 시청층인 40∼60대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 이다해의 좋은 연기도 드라마 상승세에 한몫 하고 있다. 특히 그는 무섭게 눈을 치켜뜨며 몸을 떠는 등 신 내리는 연기를 실감나게 보여줬다.
그러나 극적 갈등을 유발한다며 ‘근본이 없는 아이’ 등 입양아를 비하하는 대사를 내보내는 것이 흠으로 지적된다.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입양에 대한 편견을 방영해선 안 된다”(정정순)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 CP는 “현실 속에 그런 일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