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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크작품 도난]名作 한해 60억달러어치 털린다

입력 | 2004-08-23 19:04:00


《22일 도난당한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국보급 작품 ‘절규’와 ‘마돈나’의 행방이 미궁에 빠져들고 있다. 부서진 목재 그림틀만 오슬로 거리에서 수거됐을 뿐 범인을 추적할 만한 증거가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와 관련된 단서조차 잡지 못한 상황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세계적 미술품에 대한 허술한 보안과 명작을 노리는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일고 있다.》

뭉크뿐만 아니라 세계 거장들의 작품은 꾸준히 도난의 표적이 돼 왔고 연간 피해액만 40억∼60억달러에 이른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절규’는 어디에?=현지 외신에 따르면 ‘절규’와 ‘마돈나’가 도난당한 직후 노르웨이 정부는 100만달러(약 11억5000만원)를 주면 그림을 돌려주겠다는 익명의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노르웨이 경찰은 돈을 요구하는 측이 문제의 작품들을 실제로 갖고 있는지에 대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 낙태반대운동 단체는 낙태를 반대하는 영화가 TV에 방영되면 도난당한 그림들을 되찾게 해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들은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경찰은 해외 밀반출에 대비해 공항과 항만의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과거의 예술품 도난 사례=1990년 3월 경찰관 복장을 한 2명의 도둑이 미국 보스턴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더드 박물관의 문을 두드렸다. 수위가 문을 열자 이들은 바로 수위를 제압하고 입에 재갈을 물렸다. 이어 반 라인 렘브란트의 그림 3점, 에드가르 드가의 스케치 등을 챙겨 달아났다. 도난당한 작품들은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철통 경비마저 무색하게 한 경우도 있다.

1998년 5월 관람객이 붐비던 시각,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침입한 범인은 인상파 화가 장 바티스트 카미유 코로의 유화 ‘세브르의 길’을 캔버스째 오려내 연기처럼 사라졌다. 루브르 박물관측이 최첨단 도난방지 장치를 가동해 더 이상의 도난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한 직후였다.

루브르 박물관은 이전에도 1911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도난당한 뒤 2년 후 이탈리아 피렌체의 한 호텔방에서 되찾은 것을 비롯해 수차례 도난 사건을 경험했다.

1991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빈센트 반 고흐 박물관에서는 ‘해바라기’ 등 그의 작품 20여점이 한꺼번에 없어졌다. 도난 작품들은 몇 시간 뒤 인근에서 발견됐지만 일부 작품은 훼손된 상태였다. 이 밖에도 1985년 파리 마르모탕 박물관에서는 일요일 아침 문이 열리자마자 권총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들이닥쳐 클로드 모네의 작품 ‘인상, 해돋이’ 등 10여점을 털어 달아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현재 도난당했거나 실종된 명화에는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287점,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화가 호안 미로의 작품 243점, 러시아 태생 프랑스 화가 마르크 샤갈의 작품 210점 등이 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