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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부동산정책 후퇴없다” 메시지

입력 | 2004-08-23 19:04:00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주택가격 안정정책을 강조한 것은 안정 위주의 부동산정책에 변함이 없으니 시장에서도 ‘오판(誤判)’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건설경기 연착륙 방안 등이 일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부동산정책의 ‘후퇴’로 비치자 대통령이 직접 ‘현장 단속’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건설 및 주택경기 침체가 내수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 부동산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10·29대책’ 변함없다=재정경제부 등 부동산정책 관련 부처에서는 이날 대통령의 발언이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기조’를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대통령정책실의 한 관계자도 “최근 지방의 아파트 분양권 전매금지 완화나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의 일부 축소 움직임에 대해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으나 정부 기조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광림(金光琳) 재경부 차관과 부동산실무기획단장인 이종규(李鍾奎) 재경부 세제실장도 투기지역 가운데 해제지역을 발표할 때나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에 관한 브리핑을 하면서 “지난해 발표된 10·29 부동산종합대책의 기조에서 달라진 점은 없다”고 강조해 왔다.

▽헷갈리는 부동산시장=정부의 이 같은 기조에도 불구하고 최근 발표되는 부동산정책은 종전보다 ‘강도’가 완화된 내용이 적지 않았다.

특히 정부는 20일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를 열고 부산 북구와 해운대구 등 전국 7개 지역을 처음으로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했다. 투기지역 해제기준도 구체화해 발표함으로써 향후 해제지역이 추가로 생길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김 차관은 “투기지역 지정은 기준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해제는 소극적으로 해석해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열린우리당과 정부는 17일 당정협의를 통해 연기금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추진키로 합의했다. 또 투기지역 등의 해제 대상을 현행 시군구에서 읍면동 단위로 축소해 가격이 안정된 곳은 가능한 한 빨리 해제하기로 했다.

대통령정책실 관계자는 “(대통령의 발언은) 주택경기 부양 같은 단기 대응은 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다만 정부의 SOC 투자계획을 조기에 집행해서 건설경기가 침체하는 것은 막겠다는 취지”라며 확대 해석을 차단했다.

▽딜레마에 빠진 부동산정책=건설경기의 연착륙을 위해 10·29 대책의 일부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정책에 대해 경실련 등 일부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또다시 망국적 부동산투기를 조장하는가”라며 강하게 반발한 데다 대통령도 “최우선 과제로 챙기겠다”고 밝혀 앞으로 나올 부동산 규제완화정책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와 건설교통부 등 관련 부처가 대통령의 발언에 맞춰 투기억제책을 내놓으면서 건설경기 연착륙 등 경기부양책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

이 때문에 재경부 당국자들은 부동산 보유세 완화방침 등을 발표하면서도 정책변화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정부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상황이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