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대든 역사의 歪曲(왜곡)은 있어왔지만 21세기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갑자기 다가온 주변국들의 역사 歪曲은 우리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다.
歪는 소전체부터 출현하는 비교적 늦게 만들어진 글자이다. 뜻은 글자 그대로 ‘바른 것(正)이 아님(不)’을 말한다.
正은 갑골문에서 성(국·국)과 발(止)을 그려 성을 치러 가는 모습을 그렸는데, 이후 성곽을 그린 국이 가로획(一)으로 변해 正이 되었으며, 征伐(정벌)이 원래 뜻이다. 정벌은 그 옛날에도 최후의 수단이어야 했고 언제나 정의로운 것이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正에 ‘바르다’는 뜻이 나왔다. 그러자 원래의 征伐을 나타낼 때에는 척(조금 걸을 척)을 더하여 征(칠 정)으로 분화했다.
不의 자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설문해자’에서는 자형의 위쪽 가로획(一)은 하늘을 상징하고 나머지 부분은 새를 그려 새가 하늘로 날아올라 다시는 내려오지 ‘않다’는 의미를 형상화 했으며 그래서 ‘아니다’라는 부정의 의미가 생겼다고 했지만, 갑골문의 자형과 그다지 맞아 보이지는 않는다.
不은 갑골문에서 위쪽 역삼각형은 부푼 씨방을, 아랫부분은 꽃대를 그린 것으로, ‘꽃대’가 不의 원래 뜻이며 부정사로서의 용법은 이후에 가차된 의미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
그것은 고대 문헌에서 不과 같은 자원에서 출발했으며 같은 의미로 자주 쓰이는 丕에서도 증명을 삼을 수 있다. 꽃대를 그린 丕가 ‘크다’나 ‘으뜸’의 의미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정착농경을 했던 고대 중국의 생활환경과 관련되어 있다.
즉 고대 중국에서 곡물숭배는 꽃 토템으로 이어졌고, 꽃이나 씨는 인간의 생활을 영위하게 하는 곡물 씨의 상징으로서 그 중요성은 대단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꽃이 화사하게 핀 모습을 그린 華(꽃 화)가 ‘중국’의 상징이 되었고, 꽃꼭지를 그린 帝(임금 제)가 최고의 지배자를 뜻하고, 꽃부리를 뜻하는 英(꽃부리 영)이 최고의 인물을 지칭하게 된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꽃대를 그린 不이 갑골문 단계에서 이미 부정사로 가차되어 쓰이게 되자 이에 지사부호를 더한 丕가 ‘꽃대’나 ‘새 생명’을 뜻하는 원래의미로 쓰였다. 하지만 丕 역시 이후 꽃대가 상징하는 새 생명의 탄생이라는 원래 의미보다는 크고 위대하다는 추상적 의미로 더 자주 쓰이게 되자, 원래 의미를 나타낼 때에는 肉(고기 육)을 더하여 胚를 만들어 분화했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