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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홈]부동산 규제완화 ‘보약’될까… “활성화엔 역부족”

입력 | 2004-08-25 16:27:00


“수도권과 충청권을 제외한 나머지 광역시와 지방은 아파트값이 안정돼 있다. 별 문제가 없는 지역은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 8월 19일 기자 브리핑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10·29 부동산 가격안정 대책의 기본 틀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 8월 20일 주택투기지역 7곳을 해제하면서)

최근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일부 완화하고 있다.

재경부는 20일 부산 북구 해운대구, 대구 서구 중구 수성구, 강원 춘천시, 경남 양산시 등 7개 지역을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했다. 주택투기지역 제도가 도입된 이래 처음이다.

건교부도 같은 날 충청권 가운데 땅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충북 음성 진천 옥천 보은군과 충남 금산군 등 5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풀었다.

건교부는 또 수도권과 충청권을 제외한 광역시 중 일부 또는 대부분 지역을 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는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키로 하고 현재 내부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 대구, 광주, 울산 등 지방광역시 4곳과 경남 창원, 양산시 등 지방 도시들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밖에 이달 안에 주택거래신고지역 가운데 일부 동(洞)이 신고지역에서 해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이처럼 하반기 들어 잇달아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부동산 경기가 너무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집값은 어느 정도 안정됐지만 부동산 거래가 실종되고 역(逆)전세난이 발생하는 등 부동산 시장 마비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본격적으로 되살리기 위한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 정부는 빈부격차 해소를 국정 운영의 우선과제로 정하고 있는데다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은 “부동산 자산의 격차로 빈부격차가 훨씬 심해졌다”는 소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적어도 현 정부 임기까지는 집값 안정을 위한 정책기조는 강하게 유지될 전망이다.

건교부 당국자도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조치에 대해 “부동산 거래가 너무 얼어붙는 것을 풀기 위한 부분적인 조치에 불과하다”면서 “집값 안정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강동석 건교부 장관이 얼마전 지방의 투기과열지구 해제방침을 밝히면서 “수도권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생각은 없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오히려 건교부의 주택정책 담당자들은 “서울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최근 떨어지고 있지만 지난해 가을이나 연초에 비하면 아직은 높은 수준이다”고 말하고 있다.

주요 부동산규제 및 완화 정책발표 시기주요 내용2003년
5월 23일―투기과열지구 내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권 전매 제한
―지역 및 직장 조합아파트 조합원 자격 매매 금지 9월 5일―수도권 재건축아파트 소형평형 의무비율 상향 조정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 자격 매매 금지10월 29일―6대 광역시 및 도청 소재지 내 분양권 전매 금지
―재건축아파트에 대한 개발이익환수 방안 검토
―주택거래허가제 도입 추진2004년
4월 21일―서울 강남구, 강동구, 송파구 및 경기 성남시 분당구를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처음 지정
―재건축아파트 개발이익환수제 하반기 도입기로6월 1일―오피스텔이 주거용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건축규제 강화8월 19일―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 “수도권과 충청권을 제외한 지방 광역시 조만간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할 방침” 발언8월 20일―부산 북구 해운대구, 대구 서구 중구 수성구, 강원 춘천시, 경남 양산시 등 7개 지역 주택 투기지역에서 해제
―충북 음성 진천 옥천 보은군, 충남 금산군 등 5개 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자료:건설교통부

김광현기자 kkh@donga.com